다카이치, 비핵 원칙 발언서 미래 의지 생략
핵심 요약
다카이치 총리가 히로시마 평화기념식에서 비핵 3원칙의 현재 상태만 설명하고 향후 준수 의지를 담은 표현은 쓰지 않았다. 연내 안보 관련 3문서 개정을 앞두고 정부와 여권에서 핵무기 반입 금지 원칙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야권과 전문가는 원칙 수정 및 핵공유 논의에 우려를 나타내며 비핵 기조와 핵군축 외교를 강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6일 히로시마 원폭 투하 81년 평화기념식에서 비핵 3원칙을 언급하면서도 향후 이를 지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일본이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있으며,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사명이 있다고 밝혔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제조·반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일본의 국시로 여겨져 왔다.
이번 인사말에는 과거 총리들이 사용한 ‘견지하면서’ 대신 현재 상태를 설명하는 ‘견지하고 있으며’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는 지난해 원칙을 견지하면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노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고, 아베 신조 전 총리도 재집권 기간 중 2015년을 제외하면 같은 취지의 미래지향적 문구를 반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내 추진하는 안보 관련 3문서 개정에 비핵 원칙 재검토가 포함될지를 묻는 말에 검토가 진행 중이라면서 문서 작성 방식에 대한 예단은 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던 2022년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유사시 예외를 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위기 상황에서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 함정의 기항까지 막힐 수 있다는 논리였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지난달 프랑스의 핵전력 강화와 핀란드의 핵무기 반입 문제를 거론하며 모든 정책을 금기 없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지난 6월 미국 핵우산의 확장 억지력을 강조하며 반입 금지 재검토를 염두에 둔 현실적 논의를 정부에 요구했다.
야권은 총리 발언에 향후 준수 의지가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오가와 준야 중도개혁연합 대표는 비핵 3원칙을 언급한 점은 평가하면서도 현상 설명에 머물렀다고 지적했고,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현실적인 안보정책을 위해서도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요시타 나라히코 전 간사이가쿠인대 교수는 정권 안에서 거론되는 핵공유가 핵 이양을 금지한 핵확산금지조약에 어긋난다며, 일본이 미국의 핵우산에서 벗어나 핵군축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