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쉬굴·만서정,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추진
핵심 요약
제주4·3 당시 주민 11명이 숨진 다랑쉬굴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이 추진된다. 독립운동가 장석영의 옛 거처 만서정도 등록 대상에 함께 포함됐다. 두 장소는 30일간의 의견 수렴을 거쳐 국가유산위원회 최종 심의를 받는다.
제주4·3 당시 주민 11명이 숨진 다랑쉬굴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보존된다. 국가유산청은 수요일 제주 화산지대에 형성된 이 용암동굴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공식 등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주민들이 희생된 현장을 보존해 국가폭력의 책임을 되새기고, 오랫동안 공적 기억의 바깥에 놓였던 역사적 공간을 제도권 유산으로 관리하려는 조치다.
1948년 종달리와 하도리 주민들은 진압을 피해 내륙으로 들어가 습하고 비좁은 다랑쉬굴에 몸을 숨겼다. 이들을 발견한 정부군은 굴 입구를 막고 바깥에서 불을 피웠으며, 주민 11명은 연기를 들이마셔 숨졌다. 동굴은 이후 40년 넘게 봉인된 무덤으로 남았다. 1992년 발굴 당시 희생자 유골과 함께 취사도구 등 생활 흔적이 온전한 상태로 발견되면서 제주4·3의 민간인 피해를 보여주는 역사·학술 자료가 됐다.
제주4·3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이어졌다. 분단에 반대하는 지역 시위로 시작해 군과 경찰의 강경한 반공 초토화 작전으로 확대됐고, 1948년 말에는 해안선에서 5㎞ 이상 떨어진 내륙에서 발견되는 사람을 즉시 사살하라는 명령도 내려졌다. 다랑쉬굴의 희생은 이런 상황에서 피란처를 찾던 민간인이 겪은 참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냈으며, 1992년 발견은 국가의 부인을 흔들고 이후 진실 규명과 화해 움직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경북 칠곡에 있는 독립운동가 장석영의 옛 거처 만서정도 등록 대상에 함께 올랐다. 장석영은 일제강점기인 1919년 국권 회복을 호소한 파리장서를 작성한 인물로, 만서정에는 1939년 당시의 건축 요소와 기록물이 남아 있다. 이곳은 김구 탄생 150주년을 앞두고 역사 자산을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정부는 두 장소에 대해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