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수위 사상 최저…헝가리 원전 가동 중단 임박
핵심 요약
헝가리 팍스 원전이 다뉴브강 수위 사상 최저로 24~72시간 내 가동 중단 위기에 처했다. 원전은 헝가리 전력 생산량의 절반을 담당하며,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등 인접국도 피해를 입고 있다. 기록적 폭염과 가뭄이 유럽 전역의 에너지와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유럽을 덮친 기록적 폭염과 가뭄으로 헝가리 유일의 원자력 발전소인 팍스 원전이 전면 가동 중단 위기에 몰렸다. 다뉴브강 수위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냉각수 흡입구보다 낮아져 원전 냉각에 필요한 강물을 끌어올 수 없게 된 탓이다.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총리는 30일(현지시간) 다뉴브강 수위가 계속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팍스 원전이 24~72시간 이내에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팍스 원전은 헝가리 전체 전력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총 2000㎿를 담당한다. 그러나 다뉴브강 수위 저하로 지난 27일부터 출력을 점진적으로 줄여왔다. 머저르 총리는 전면 가동 중단이 원전 운영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안전상 위협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든 조치가 엄격한 안전규정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 내 재가동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헝가리는 올여름 내내 가뭄과 폭염에 시달렸고, 부다페스트 도심에서는 다뉴브강 강바닥이 드러났다. 다음주에도 기온이 일주일 내내 37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뉴브강은 유럽을 관통하는 국제 하천으로, 세르비아와 루마니아 등 인접국에서도 수위가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루마니아 국립수문연구소에 따르면 다뉴브강의 7월 평균 유량은 초당 4700㎥지만 최근 3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이번 사태는 인접국 전력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루마니아는 전국 전력 생산의 20%를 담당하는 체르나보다 원전의 원자로 2기 중 1기를 다뉴브강 수위 저하 여파로 가동 중단했으며, 나머지 1기 가동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불가리아는 하천 운송이 사실상 중단됐고, 세르비아에서는 다뉴브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군함의 잔해가 발견됐다. 불가리아에서는 강바닥에서 매머드의 엄니와 갈비뼈로 추정되는 뼈가 발견되는 등 기록적 가뭄의 영향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