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리듬 위에서 피어난 열일곱 앨리
핵심 요약
얼리샤 키스의 삶과 음악에서 출발한 뮤지컬 ‘헬스키친’이 서울에서 공연 중이다. 열일곱 앨리의 성장 서사에 키스의 히트곡과 신곡, 타악과 스트리트 댄스가 어우러진다. 작품은 1990년대 뉴욕의 사회상을 배경으로 모녀의 갈등과 가족의 사랑을 비춘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헬스키친’은 17세 소녀 앨리가 자유와 사랑, 음악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세계적인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얼리샤 키스의 삶과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반자전적 작품으로, 1990년대 뉴욕 맨해튼 헬스키친의 아파트 단지 맨해튼 플라자를 무대 삼아 한 소녀의 성장을 펼쳐 보인다.
엄마의 빈틈없는 보호를 답답하게 느낀 앨리는 집 밖으로 나가 거리의 양동이 드러머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이어 같은 건물에 사는 피아니스트와 교류하며 자신에게 잠재돼 있던 음악을 발견한다. 아버지 데이비스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부르는 ‘이프 아이 에인트 갓 유’는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다른 것은 소용없다는 메시지를 부녀의 관계에 포개며 감정선을 선명하게 만든다.
키스가 2001년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료 가수를 추모하며 쓴 이 노래를 비롯해 ‘걸 온 파이어’,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 등 대표곡이 서사 곳곳에 배치됐다. 작품을 위해 새로 만든 ‘세븐틴’도 더해졌다. 주크박스 뮤지컬 형식을 취했지만 노래와 이야기가 매끄럽게 맞물리고, 양동이 타악과 힙합·스트리트 댄스를 결합한 안무가 콘서트를 연상시키는 활기를 만든다.
극의 배경에는 1990년대 뉴욕의 인종과 계층 문제가 자리하지만, 정서적 중심은 반항하는 딸과 과보호하는 엄마의 관계에 놓인다. 익숙한 모녀 갈등을 통해 앨리의 독립과 가족의 사랑을 함께 조명하는 구성이다. 2024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원작은 토니상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서울 공연은 11월 8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