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덮친 폭염…이틀 새 농민 5명 숨져
핵심 요약
충청과 전북 농촌에서 4일과 그 전날 농민 5명이 숨졌다. 대기 온도가 36도까지 오른 밭에서는 지면 온도가 60도를 넘었다. 고령 농민을 위한 맞춤형 경보와 한낮 작업 중단 대책이 요구된다.

폭염이 이어진 4일과 그 전날 충청·전북 농촌에서 농민 5명이 숨졌다. 혼자 밭일에 나선 고령 농민이 쓰러지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3일 오후에는 낮 기온이 35도를 넘은 고추밭에서 작업하던 7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틀간의 사망자 수는 지방자치단체 자체 집계를 합산할 경우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검은 비닐로 덮인 밭은 흡수한 열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오후 3시가 넘어 대기 온도가 36도까지 오른 현장에서 측정한 지면 온도는 60도를 훌쩍 넘었다. 올해 논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공식 집계만 3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6명이 숨졌다. 일부 지역은 드론을 띄워 온열질환 위험을 알리고 한낮 야외 작업을 자제해 달라고 안내했다.
수확을 앞둔 농민들은 폭염 속에서도 작업을 완전히 멈추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충남 당진의 김낙윤 씨는 애써 기른 작물이 마르는 것을 막으려면 더위에도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충남 아산의 윤용산 씨도 수확 시기를 놓치면 작물이 곪거나 썩는다며 일손을 놓기 힘든 농촌의 사정을 전했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온열질환자의 약 17%는 농사일 도중 증상을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자가 많은 농촌의 특성을 반영한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 상황에서 위험을 낮게 체감할 수 있는 고령층에게 맞춤형 문자를 보내는 등 별도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농촌진흥청은 낮 시간대 농작업을 최대한 피하고,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한 뒤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