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의료 공백 떠받치는 1인 진료소
핵심 요약
전국 보건진료소 1894곳이 소장 한 명에게 진료·방문 건강관리·행정 업무를 맡기고 있다. 공중보건의 감소로 보건진료소장이 인근 보건지소의 의료 공백까지 메우고 있다. 정부의 추가 양성 계획에도 교육 인원은 42명에 그쳐 근무 여건 개선과 지역 의료체계 재편이 요구된다.
강원 춘천시 원창보건진료소는 병·의원이 없는 인근 6개 마을 주민 650여 명의 건강을 박미애 소장 한 명이 책임진다. 주민의 절반 가까이는 65세 이상이다. 6일 오전에는 소변 이상을 호소한 이모(86)씨를 상대로 체온·혈압·혈당과 증상을 확인한 뒤 항생제를 처방했다. 시내까지 차로 약 40분인 농촌에서 보건진료소는 고령 주민이 가까이 이용할 수 있는 필수 의료기관이다.
전국 보건진료소 1894곳은 사실상 소장 혼자 일하는 1인 진료소다. 소장은 경증 환자 진료와 투약뿐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 예방접종, 방문 건강관리, 행정 업무까지 맡는다. 박 소장은 이날 뇌병변 장애와 다리 절단으로 거동이 어려운 정옥순(88)씨를 찾아가려고 오전 11시 30분께 문을 닫았다. 방문 중 다른 환자가 헛걸음할 수 있다는 부담 속에 11년간 일주일짜리 휴가도 쓰지 못했다.
간호사 출신인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은 특별법에 따라 의료 취약지에서 제한적인 진찰과 처방을 할 수 있다. 박 소장은 산부인과 간호사로 근무한 뒤 2014년 공무원 시험을 거쳐 소장이 됐다. 최근에는 의과 공중보건의가 지난해 945명에서 올해 593명으로 줄면서 업무 범위가 넓어졌다. 정부는 지난 3월 공보의 미배치 보건지소 393곳 가운데 151곳을 통합형으로 전환해 인근 보건진료소장을 투입했다.
박 소장도 매주 화요일 원창진료소를 닫고 7㎞ 떨어진 동산보건지소에서 근무한다. 춘천 보건지소 10곳에는 공보의 3명이 7곳을 순회하고, 나머지 3곳은 보건진료소장들이 맡고 있다. 정부는 추가 인력 150명을 양성해 10월부터 배치할 계획이지만 교육 인원은 전국 42명이며, 대부분 기존 보건소 간호직 공무원의 전환이다. 현장에서는 1인 근무와 부족한 지원·보상을 개선하고, 의사·공보의·보건진료소장을 지역 거점별로 연계하는 의료체계 재편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