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법 쟁의 기준 법령화 검토…위임 범위 논란
핵심 요약
노동부가 개정 노조법의 쟁의 대상 기준을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담는 방안을 다시 검토한다. 이 대통령은 성과급과 공장 이전 반대 등을 쟁의 대상에서 제외할 구체적 사례로 제시했다. 법률의 위임 없이 하위 법령으로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개정 노동조합법의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행정해석이 아닌 법령으로 명확히 정하라고 거듭 주문하면서 고용노동부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포함한 기준 마련 방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법률에 별도 위임 조항이 없어 행정해석으로 세부 기준을 제시하려던 기존 방침을 바꾸는 것으로, 국회 입법으로 넓어진 쟁의 범위가 하위 법령을 통해 축소될 수 있다는 노동계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여러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행정해석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규범이 아니라는 취지로 지적하며 명확한 규정을 요구했다. 지난달 21일에도 쟁의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다며 기준 마련을 지시했고,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요구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반도체 공장 이전 반대 등을 쟁의 대상에서 제외할 사례로 제시했다.
개정 노조법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는 사업경영상 결정과 사용자의 단체협약 위반 등을 노동쟁의 대상에 새로 포함했다. 헌법 제75조는 법률이 구체적으로 위임한 사항뿐 아니라 법률 집행에 필요한 사항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지만, 하위 법령이 모법에서 정한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바꾸거나 새로운 제한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원칙이다. 이 대통령도 야당 대표 시절 검찰 수사 범위를 시행령으로 다시 넓힌 조치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완화하려던 움직임을 모법 취지에 어긋난 시행령 통치로 비판했다.
쟁점은 정부가 마련할 기준의 구체성과 제한 수준이다. 쟁의 대상이 아닌 사례를 하위 법령에 세세히 열거하면 법 집행에 필요한 절차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국회가 확대한 단체행동권의 범위를 다시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노동쟁의 범위는 헌법 제33조가 보장한 단체행동권과 직결돼 기본권 제한을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는지도 논란의 핵심이다. 특히 성과급은 근로조건이나 근로자 대우에 관한 사항이 될 수 있어 관련 쟁의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노동법 전문가의 지적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