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면전차 빈자리 채운 수도권 전철망
핵심 요약
1968년 사라진 서울 노면전차의 자리는 지하철과 수도권 전철이 채웠다. 경인선 복선화와 한강철교 복구가 1974년 광역 전철망 개통의 기반이 됐다. 철도망 확장은 서울·인천·부천을 하나의 산업·생활권으로 연결했다.
1968년 서울 노면전차가 운행을 멈춘 뒤 도시 교통의 중심은 지하철과 수도권 전철로 이동했다. 도로 교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값싼 서민 교통수단이 사라졌지만, 그 이면에서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기존 철도를 연결하는 구상이 추진되고 있었다. 경인선 복선화와 한강철교 복구는 1974년 8월 15일 서울·인천·수원·성북을 한꺼번에 잇는 전철망이 출범할 수 있었던 핵심 기반이었다.
경인선은 1899년 9월 18일 인천역과 노량진을 잇는 단선 철도로 출발했고, 이듬해 한강철교를 건너 돈의문 밖까지 연장됐다. 이후 이용량이 늘자 인천역∼영등포역 구간을 1963년 11월부터 복선화해 1965년 9월 18일 준공했다. 병목 구간이던 한강철교의 A·B선도 1968년부터 전면 복구해 1969년 6월 공사를 마쳤으며, 용산역∼서울역 구간에서는 선로 이설과 노반 확장, 분기기 개량이 함께 이뤄졌다.
철도 확장은 서울의 산업화와 공간 재편에 맞물렸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조성된 경인공업지대는 구로·영등포와 부천·부평·제물포를 하나의 생산권으로 묶었다. 인천과 서울 사이에 공장이 늘면서 물자와 여객 이동이 급증했고, 역 주변에는 상업 기능과 인구가 집중됐다. 제물포에서 부평·부천·구로·영등포로 이어지는 지역은 1970년대 초 전국 공업 생산량의 50%를 차지할 만큼 조밀한 산업·생활권으로 성장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의 지하 구간은 9.54㎞였지만, 개통과 동시에 기존 경인선·경부선·경원선과 직결되면서 전철 운행 구간은 총 96.6㎞로 확대됐다. 좌측 통행 방식을 공유한 선로 체계도 직결 운행을 뒷받침했다. 이동 시간이 줄자 노동자와 상인, 학생의 통근·통학 범위가 넓어졌고 서울·인천·부천은 행정구역을 넘어선 생활권과 생산 공동체로 결합했다. 이 흐름은 1990년대 경인선 복복선화와 1994년 한강철교 D선 건설로 이어지며 수도권 광역도시 네트워크를 확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