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쟁의 범위 구체화에 노사 갈등 우려
핵심 요약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의 쟁의 대상과 제외 사례를 하위 규정으로 명확히 하라고 거듭 주문했다. 노동부는 위임명령과 집행명령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법 개정과 권리 제한의 한계가 있다. 시행령을 통한 범위 축소는 노사 간 법 해석 충돌을 키울 수 있어 행정지침을 통한 정착 지원이 요구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개정 노조법 2·3조인 이른바 노란봉투법의 노동쟁의 대상과 제외 사례를 하위 규정으로 구체화하라고 거듭 주문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요구한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교섭 의제화’와 대기업 노조의 ‘영업이익 엔(n)% 성과급’ 요구가 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려는 취지다. 다만 법률이 확대한 쟁의 범위를 시행령으로 다시 좁힐 경우 입법 취지가 훼손되고 현장 혼선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쟁의 대상 여부를 사례와 규정으로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도 법원 판단에 앞서 대통령령이나 시행규칙에 해당하는 지침을 정리하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는 시행령 제정이 어렵고 행정해석으로 판단을 내렸다는 입장이었지만 하루 만에 추가 검토 방침을 내놓았다.
노란봉투법은 임금과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한정됐던 노동쟁의 대상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까지 넓혔다. 노동부는 노조법에 위임 규정을 새로 마련해 위임명령을 제정하는 방안과 법 집행에 필요한 서식·절차를 정하는 집행명령을 활용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위임명령은 국회의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며, 법률의 별도 위임이 없는 집행명령에는 단체행동권과 같은 헌법상 권리를 제한할 효력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하위 규정으로 쟁의 대상을 제한하면 노동계는 개정법의 취지를 근거로 쟁의에 나서고 경영계는 시행령을 들어 불법 파업이라고 맞서는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갈등 완화와 노사 상생을 지향한 법 개정 목적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제도의 현장 정착에는 노사의 자율적인 교섭 경험과 노동위원회·법원의 판단 축적이 필요한 만큼, 정부에는 쟁의 범위를 성급히 통제하기보다 구체적인 행정지침과 행정지도로 초기 혼란을 줄이는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