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쟁의 기준, 하위법령 구체화로 선회
핵심 요약
노동부가 노란봉투법의 노동쟁의 범위를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으로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법률에 수권조항이 없어 하위법령 개정 시 위법·무효와 권한 일탈 논란이 예상된다. 호남 반도체 메가 특구의 주 52시간제 완화 문제에는 아직 정해진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 제시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2일 노란봉투법이 규정한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해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하위법령 개정 여부를 묻자, 구체적인 제도화 수단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노동부는 당초 지난 2월 마련한 해석 지침을 보완하는 방안을 국무회의를 거쳐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침보다 법령을 통한 보완을 주문하면서 검토 방향이 달라졌다. 김 장관도 업무 지침으로 법의 모호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제도화 가능성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지난 2월 노란봉투법 시행령을 마련할 당시 절차적 사항만 하위법령에 넣고, 사용자 지위와 쟁의 범위 등 논쟁적인 판단 기준은 해석 지침에 담았다. 법률이 시행령 등에 구체적 기준을 맡기는 수권조항을 두지 않은 만큼, 법 개정 없이 핵심 기준을 새로 정하면 위법·무효와 권한 일탈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사 양측의 반발과 추가 소송 가능성을 들어 법률 자체의 재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나 의원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시행령 개정 이후 발생할 혼란과 책임이 노동부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동부가 애초 해석 지침 보완을 택한 배경에도 이런 부담이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한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메가 특구에서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와 기간제·파견 근로자 고용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에는 노동계가 개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 장관은 호남 반도체 메가 특구의 주 52시간제 완화 추진 여부에 대해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