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차례 학대 신고에도 못 막은 천안 11세 사망
핵심 요약
천안의 한 교회에 억류됐던 11살 아이가 네 차례의 학대 의심 신고에도 보호받지 못한 채 숨졌다. 아이는 두 번 탈출해 폭행 피해를 호소했지만 교회로 돌아갔고, 법원은 외할머니에 대한 접근금지 신청을 기각했다. 즉각분리 제도와 기관 간 신고 이력 공유, 고위험 아동 보호 절차의 실효성을 전면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장시간 억류됐던 11살 아이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아이를 둘러싼 학대 의심 신고는 2021년부터 모두 네 차례 접수됐지만 경찰과 법원, 지방자치단체의 보호 조치는 사망을 막지 못했다. 아이가 교회 밖으로 탈출해 폭행 피해를 직접 호소하고 신체의 멍까지 확인된 상황에서도 즉각분리 제도는 작동하지 않았다.
아이는 지난 2일과 3일 두 차례 교회를 빠져나와 시민들의 도움으로 경찰에 인계됐다. 당시 아이는 외할머니에게 맞았다고 진술했으며 눈 아래에서는 멍이 발견됐다. 그러나 경찰은 외할머니가 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아이를 두 차례 모두 교회로 돌려보냈다. 경찰이 외할머니를 상대로 신청한 접근금지 임시조치는 법원에서 5일 기각됐고, 아이는 같은 날 밤 고열과 의식 저하 증세로 병원에 이송된 뒤 숨졌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아이와 관련한 학대 의심 신고가 세 차례 더 있었다. 2021년 접수된 신고는 학업 문제와 관련됐고, 나머지 신고에서는 외할머니가 학대 가해자로 지목됐다. 교육당국과 경찰, 지방자치단체가 누적된 신고 이력을 공유하고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살폈는지가 핵심 점검 대상으로 남았다. 아이를 돌려보낼 때 가해자의 주소뿐 아니라 해당 장소의 실질적인 안전성까지 확인했는지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2020년 정인이 사건에서도 학대 의심 신고가 세 차례 접수됐으나 피해 아동을 구하지 못했고, 이후 학대 피해 아동 즉각분리 제도가 도입됐다. 아동학대 관련 예산은 2020년 267억원에서 올해 587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지만 재학대율은 2018년 10.3%에서 2024년 15.9%로 상승했다. 이번 사망은 임시조치의 판단 기준과 기관 간 신고 이력 공유, 고위험 아동 분리 절차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