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차례 구조 신호 놓친 천안 아동 사망
핵심 요약
천안의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장애 아동이 학대 피해로 숨져 목사와 외할머니가 구속됐다. 사망 전 네 차례 신고와 피해 진술이 있었지만 시설 부족과 소극적 조치로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반복 신고 정보를 공유하고 피해 아동의 조기 분리와 보호시설 확충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출생 직후부터 생활해 온 지적장애 아동 A군이 학대 피해 끝에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교회 목사와 외할머니가 잇따라 구속됐다. 경찰은 11세 A군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목사를 10일 구속했고, 같은 혐의를 받는 외할머니도 11일 구속했다. A군은 5일 고열과 탈진 증세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으며, 의료진은 몸의 멍과 침대에 묶였던 흔적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학대 의심 신고는 2021년부터 A군이 숨지기 직전까지 모두 네 차례 접수됐다. 첫 신고는 교육당국이 학업 문제와 관련해 제기했고, 이후 세 건에서는 외할머니가 학대 의심자로 지목됐지만 별도 보호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다. A군은 사망 사흘 전 직접 경찰서를 찾아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경찰과 천안시는 보호시설 인계를 검토했으나 장애 아동을 받아줄 시설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A군을 다시 교회로 돌려보냈다. 법원도 경찰이 신청한 외할머니의 접근금지 조치를 기각했다.
아동학대로 숨진 아동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207명에 이른다. 지난해 학대 피해가 두 차례 이상 반복 신고된 아동은 6795명으로, 전체 신고 대상 아동 4만3050명의 15.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114명은 신고 횟수가 10회를 넘었다. 2020년 정인이 사건에서도 세 차례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지만 사망을 막지 못했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아동의 특성을 고려하면 반복 신고 단계에서 위험을 구체적으로 판단할 보호 체계가 요구된다.
이번 사건에서는 장애 아동을 즉시 분리할 시설의 부족과 경찰·지방자치단체·법원의 소극적인 판단이 겹치며 네 차례의 구조 기회가 실제 보호로 연결되지 못했다. 재발을 막으려면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이 신고와 조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위기 상황에 조기 개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피해 아동 쉼터를 늘리는 한편 부모 동의가 없더라도 학대 아동을 보호시설로 분리하고, 필요한 경우 친권을 제한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