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지는 산란계 케이지, 계란값 부담 커지나
핵심 요약
산란계 한 마리당 사육면적이 내년 9월부터 0.075㎡로 확대된다. 동물복지와 방역 개선 효과가 확인됐지만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 우려도 제기된다. 시설 전환 지원과 계란 공급 안정 대책의 정교한 조율이 필요하다.
산란계 한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이 0.05㎡에서 0.075㎡로 1.5배 확대돼 내년 9월부터 기존 시설에도 전면 적용된다. 기준을 지키지 않는 농가는 과태료 등 단속 대상이 된다. 밀집 사육을 완화해 동물복지와 방역 효율을 높이려는 조치지만, 케이지당 사육 마릿수 감소와 생산비 증가가 계란 공급 및 소비자 가격에 미칠 영향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존 57㎝×57㎝ 케이지에 7~8마리를 키우던 농가는 새 기준 적용 후 약 4마리만 사육할 수 있다고 본다. 활동량 증가에 맞춰 마리당 사료도 120g에서 123~125g으로 늘고, 빈 공간이 커지면서 냉·난방비 부담도 가중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0.075㎡ 기준을 도입한 농장에서는 하루 8마리 안팎이던 자연 폐사가 2~3마리로 줄었으며, 활동성과 건강, 질병 위험, 생산성과 계란 품질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규제는 2017년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마련됐다. 진드기가 번지는 밀집 환경에서 발육 부진과 체중 감소, 산란율 저하가 발생하고 살충제 사용으로 이어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새 시설에는 2018년 9월부터 적용됐고, 기존 시설의 시행 시점은 2년 미뤄졌다. 2033년 9월부터는 케이지 사이 복도 폭도 90㎝에서 120㎝로 넓어지며 3~5단 사이 고정식 복도 설치가 의무화된다.
사육 마릿수 감소를 가정한 분석에서는 계란 생산량이 14~33.3% 줄고 유통비를 반영한 가격은 24~57% 오를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농가 단체는 시설 개축으로 사육비가 20% 이상 늘고 10만마리당 최소 50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생산비 중 시설비 비중이 1.5%이며 관행 사육 농가가 올해 5월 기준 39%라고 판단했다. 2024년부터 3574억원을 지원한 가운데, 전면 시행 전까지 시설 개선 속도와 공급 안정 대책을 조율하는 일이 핵심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