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귀환 어부 2명, 50여년 만에 누명 벗어
핵심 요약
고 이동근·김호섭 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964년 납북됐다 귀환한 두 사람에게 씌워진 간첩 누명이 해소됐다. 유족은 형사보상과 국가배상 청구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50여 년 전 ‘동해안 지구 고정간첩단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돼 중형을 선고받았던 고 이동근 씨와 고 김호섭 씨가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형사2부는 13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두 사람의 재심 선고공판을 열고 기존 유죄 판단을 뒤집었다. 납북됐다가 귀환한 어부들에게 씌워졌던 간첩 누명도 이번 판결로 해소됐다.
이씨와 김씨는 1964년 동해안에서 조업하던 중 북한에 납치됐다가 풀려났다. 그러나 귀환 후 간첩단 사건의 주동자로 몰렸고, 선장이었던 이씨와 선원이었던 김씨는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사건 조사 과정에서는 국가기관이 두 사람을 불법으로 구금하고 고문을 가해 허위 자백을 강요한 사실이 확인됐다.
유족들은 2023년 6월 14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에 재심 청구서를 제출하며 유죄 판결을 바로잡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법원은 지난 5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고, 검찰도 지난 7월 열린 첫 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앞서 이 사건에서 국가기관의 불법 구금과 인권침해가 이뤄졌다고 판단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선고 직후 유족과 변호인은 강릉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심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가족들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고인들의 무죄가 확인된 데 울먹이며 심경을 전했다. 유족 측은 이번 무죄 판결을 토대로 형사보상과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재심 판결에 이어 국가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상과 배상 문제가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