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거쳐 만난 화엄사, 천년 유산과 붉은 꽃의 조화
핵심 요약
네 가족이 동해시에서 남원과 구례로 이어지는 1박 2일 여행에 나섰다. 서도역과 광한루원, 천은사를 거쳐 화엄사의 천년 유산과 배롱나무꽃을 만났다. 짧은 관람의 아쉬움은 홍매화가 피는 계절에 화엄사를 다시 찾겠다는 기대로 남았다.
강원 동해시에서 출발한 네 가족의 1박 2일 남원 여행은 구례 화엄사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동해안을 따라 남하한 뒤 광주대구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치 좋은 길을 택해 약 6시간을 달렸다. 지난해에는 첫째의 군 복무로 세 식구가 여행했지만 올해는 다시 네 식구가 함께했고, 인공지능이 제시한 세 가지 이동 경로와 식당 정보가 일정 구성에 활용됐다.
남원에 도착한 가족은 숙소에 짐을 풀고 옛 서도역을 찾았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알려진 이곳은 사진을 찍는 젊은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드라마 ‘고래별’ 촬영도 예정돼 있었다. 저녁에는 1909년 문을 연 중국집에서 물짜장을 맛본 뒤 광한루원을 둘러봤다. 청사초롱이 밝힌 길과 오래된 팽나무 등 고목들, 광한루의 국보 지정을 알리는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다.
남원은 통일신라의 9주 5소경 가운데 남원경의 이름을 오늘날까지 간직한 도시다. 중원경은 충주, 북원경은 원주, 서원경은 청주, 금관경은 김해로 이름이 달라졌지만 남원은 옛 지명을 이어오고 있다. 이튿날에는 또 다른 촬영지인 천은사를 찾으려다 구례 화엄사로 발길을 돌렸다. 1995년 지리산 등반 당시 화엄사에서 출발해 내원사로 내려왔던 기억이 31년 만의 방문으로 이어졌다.
화엄사에서는 붉게 핀 배롱나무꽃이 천년을 넘긴 국보와 돌탑, 석등을 감싸며 고찰의 풍경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구례는 백제 때 ‘구차례’로 불리다가 757년 신라 경덕왕 때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예를 구한다’는 뜻을 지닌다. 천은사까지 둘러본 뒤 성삼재로 향하는 길은 시간 부족으로 남겨뒀다. 무더위와 빠듯한 일정 탓에 화엄사를 충분히 살피지 못한 아쉬움은 홍매화가 피는 계절의 재방문을 기약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