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중 대화 구상 놓고 외교·통일 시각차
핵심 요약
외교부가 통일부의 남북미중 4자 대화 구상을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통일부의 대북 구상은 부처 간 논의와 합의를 거쳐 확정된 정책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농축·재처리 권한 등을 다룰 안보 협상은 조만간 고위급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제시한 남·북·미·중 4자 대화 구상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조 장관은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정부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해당 구상을 이상적 제안으로 규정하며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북정책 방향을 둘러싼 외교부와 통일부의 견해차가 다시 공개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통일부는 이날 업무보고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에 남북미중 4자 회담의 동력 확보를 포함했다. 북한을 가리키는 ‘주적’ 표현을 삭제하고 국호인 ‘조선’을 사용하는 방안, 러시아가 주최하는 동방경제포럼에서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조 장관은 이들 구상이 부처 간 논의와 합의를 거친 사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업무보고 내용이 그대로 정책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대통령의 발언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동방경제포럼 참여 검토를 둘러싼 업무 주체 문제도 불거졌다. 조 장관은 포럼 참석 여부를 살피는 일은 외교부 소관이라고 분명히 했다. 통일부가 북한과의 접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 내부 검토가 구체적인 단계까지 진행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발언은 통일부가 공개한 대북 구상 가운데 외교 사안과 맞물린 내용이 아직 정부의 조율된 방침으로 확정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조 장관은 농축·재처리 권한 확보 등을 다룰 안보 협의가 늦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머지않아 고위급 협상이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의 지연에는 중동전쟁을 비롯한 여러 상황이 영향을 미쳤으며, 대미 투자가 걸림돌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는 별도로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 문제 등 한미 간 이견도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굳건한 한미관계의 발전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