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식 국호 사용 제안에 대통령 신중론
핵심 요약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을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조선’으로 부르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책 효과와 정쟁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 북한의 두 국가 관계 선언과 헌법 제3조가 맞물리면서 정치·헌법적 논쟁이 예상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26년 8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북한을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줄여서 ‘조선’으로 부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북이 상대의 공식 명칭을 사용하는 ‘서로 이름 부르기’를 통해 존중과 신뢰를 쌓고 평화 공존으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정 장관은 이 제안이 통일 포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호칭 변경이 정부의 선의와 달리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따져봐야 한다며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 특히 논의가 정쟁으로 번지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정책 추진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한반도 전체를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한 헌법 제3조와 북한의 공식 국호 사용이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명칭 문제를 둘러싼 정치·헌법적 논쟁이 예상된다.
정 장관은 올해 1월 통일부 시무식에서 북한 체제를 존중한다는 뜻과 함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3월 25일 학술회의에서도 남북 모두 미래를 향한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북한이 쓰는 ‘한·조 관계’라는 표현을 언급했다. 7월 2일에는 강창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북한이 대한민국이라고 부르는 만큼 남측도 상대의 공식 국호를 사용하는 것이 순리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제안은 북한이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남측을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 또는 ‘한국’으로 부르기 시작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 정 장관이 이어온 북한 체제 존중과 ‘평화적 두 국가론’의 기조가 정부 정책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사안이기도 하다. 다만 대통령이 정쟁 가능성과 정책 효과를 함께 짚은 만큼, 통일부 구상이 실제 호칭 변경으로 이어지려면 헌법적 쟁점과 국내 정치적 논란에 관한 추가 검토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