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덮친 가뭄, 섬 식수부터 농작물까지 비상
핵심 요약
남부 지방의 가뭄으로 추도 등 상수도 미설치 지역에서 제한 급수와 물 재사용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의 농업용 저수율은 평년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고 농작물 2121㏊가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소방차 200대를 경남에 투입했으며 호남에서도 저수율 하락과 녹조 확산이 나타나고 있다.
극심한 가뭄이 남부 지방의 섬마을과 산촌을 덮치면서 식수와 농업용수 부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육지에서 20㎞ 떨어진 경남 통영시 산양읍 추도는 상수도 없이 지하수와 계곡물에 의존하는 주민 150여 명이 올봄부터 제한 급수를 견디고 있다. 물 사정이 나은 마을도 하루 3시간만 급수되고, 일부 지역은 사흘에 한 번 최대 2시간가량 물이 나온다.
주민들은 급수 시간마다 고무대야와 페트병, 주전자에 물을 받아 두고 쌀 씻은 물로 손빨래를 하거나 물을 두세 차례 재사용한다. 샤워는 2~3일에 한 번으로 줄이고 화장실 물도 여러 차례 사용한 뒤 내리는 형편이다. 50t 규모 집수정에는 바닥을 덮을 정도의 물만 남았다. 옥수수는 누렇게 타 부스러졌고, 참깨는 무릎 높이에서 성장을 멈췄다. 경남도와 통영시는 1.8L 생수 2500개를 지원했으며 14일에는 130t급 급수선을 투입할 계획이다.
밀양시 상남면 남산마을에서도 주민들이 양동이와 냄비마다 물을 저장하고 행주를 빤 물까지 청소에 다시 쓰고 있다. 덕대산 자락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냈고, 인근 단감 농장에서는 열매가 쪼그라들거나 검게 탔다. 7월 밀양 누적 강수량은 29.4㎜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저치였다. 마른장마에 40도 안팎의 폭염이 겹쳤고, 밀양과 양산은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간간이 내린 비도 고온 속에 빠르게 증발했다.
경남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32.8%로 평년 70.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밀양·거제·함안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농업용수 가뭄 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 상태다. 단감과 사과, 벼 등 농작물 피해 면적은 2121㏊로 집계됐다. 정부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려 소방차 200대를 경남에 투입했다. 광주 35.9%, 전북 36.1%, 전남 41.7%로 호남 저수율도 낮다. 장성호는 역대 최저인 28.2%, 옥정호는 18.6%까지 떨어졌으며 옥정호에서는 녹조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달 말까지 큰비가 없으면 농업용수에 이어 식수 부족 우려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