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계 원칙에 막힌 아이코 공주의 계승권
핵심 요약
개정 황실 전범이 남계 남성 원칙을 유지해 아이코 공주는 왕위 계승권을 얻지 못했다. 옛 황족 남계 남성의 입적 후 태어난 아들에게는 계승권이 인정된다. 여성 천황을 지지하는 높은 여론과 새 제도 사이의 간극이 논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일본의 개정 황실 전범이 남계 남성 중심의 왕위 계승 원칙을 유지하면서 나루히토 천황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는 계승권을 얻지 못했다. 일반인과 결혼한 여성 황족은 신분을 유지할 수 있지만 왕위에는 오를 수 없다. 반면 1947년 황적을 떠난 옛 11개 궁가의 남계 남성은 황족의 양자가 될 수 있고, 입적한 뒤 태어난 아들에게는 계승권이 부여된다.
새 제도에서는 양자 본인도 왕위를 이을 수 없다. 그러나 계보를 약 600년 전 무로마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옛 황족 남계 남성의 아들에게 계승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현 천황의 직계 자녀인 아이코 공주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여성 천황 찬성률이 각각 72%와 85%로 나타난 여론조사가 있었고, 법 통과 직후에도 70%가 관련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본에서는 양자가 오랫동안 가문과 사업을 유지하는 장치로 활용됐다. 도쿠가와 가문은 직계가 끊길 때 방계에서 후계자를 맞았고, 마지막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도 미토 가문에서 태어나 히토쓰바시 가문의 양자가 됐다. 기업에서도 스즈키 미치오는 사위를 2대 사장으로 세웠고, 마쓰다 가문 출신인 스즈키 오사무도 사위 양자로 경영을 이었다. 도요다 사키치 역시 사위 도요다 리사부로에게 도요타자동차 초대 사장을 맡겼다.
일본 역사에는 여성 천황 8명이 존재하며, 영국·스웨덴·네덜란드·벨기에·노르웨이·덴마크는 성별과 무관하게 맏이가 왕위를 잇는다. 개정 황실 전범에 대한 평가는 긍정 19%, 부정 45%였고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사이 10%포인트 하락한 41%로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헌법 제1조가 천황의 지위를 주권자인 국민의 총의에 두고 있는 만큼, 높은 여성 천황 지지 여론과 개정 제도의 간극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