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생계비 포인트 전환에 주거비 결제 우려
핵심 요약
난민신청자 생계비가 계좌 이체에서 카드 포인트 지급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시민단체와 당사자들은 월세와 식비·생필품 결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법무부는 지원액의 50%까지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조정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난민신청자 생계비를 다음 달부터 계좌 이체가 아닌 카드 포인트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당사자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난민인권네트워크와 연대 단체 회원들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처가 제한되는 지급 계획이 생활고와 주거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생계비 지원은 법무부가 임산부와 고령자, 영유아 동반자 등 취약한 난민신청자를 선별해 신청 초기 6개월 동안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1인 가구 지원액은 월 58만원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상 1인 가구 생계급여 82만원보다 약 24만원 적다. 난민신청자는 취업도 제한돼 있어 지원금의 사용 범위가 좁아지면 월세와 식비 같은 필수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법무부는 지난 6월 우리카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9월부터 생계비를 카드 포인트로 지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계좌 개설 절차를 줄이고 유흥·사행업종 등 목적에 맞지 않는 사용을 차단한다는 취지지만, 포인트는 지정된 가맹점에서만 결제할 수 있다. 이집트 국적의 난민신청자 A씨는 월세를 계좌로 보내야 하고 일부 할랄 식품점에서는 카드 사용도 제한된다며 실제 생활에 필요한 지출이 막힐 수 있다고 호소했다.
시민단체는 생계비가 다른 목적으로 쓰일 가능성을 앞세운 판단이 난민의 현실을 왜곡한다고 비판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난민신청자 11명을 조사한 결과 지원금은 주로 임대료와 식비 등 필수 생활비에 사용됐다. 영국은 난민신청자 카드에서 최대 200파운드, 스웨덴은 하루 최대 2000크로나까지 현금으로 찾을 수 있도록 운영한다. 법무부는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지원액의 50%까지 현금 인출을 허용하는 조정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