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못 본 피해 구제…서영철 대표 69세로 별세
핵심 요약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권익을 위해 활동한 서영철 대표가 69세로 숨졌다. 서 대표는 산소발생기와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단식농성과 1인 시위를 이어왔다. 피해자연대는 고인의 뜻에 따라 광화문광장 일대 분향소 설치를 논의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권익 확대를 요구해 온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가 11일 오후 9시 33분께 69세로 숨졌다. 서 대표는 기흉으로 서울대병원 응급센터를 찾았다가 대기 중 쓰러졌으며,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했다. 이튿날 서울 중구의 사무실에 모인 피해자 10여명은 고인이 아픈 몸으로도 다른 피해자를 먼저 챙겼다며 눈물로 추모했다.
서 대표는 두 종류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뒤 중증 호흡기 장애와 이형 협심증, 천식, 공황장애 등을 앓았다. 산소발생기와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2016년부터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피해자 운동에 참여했다. 2022년 3월에는 서울 종로구 SK 본사 앞에서 약 3개월 동안 텐트 농성을 이어가고 10여일간 단식했다. 2024년부터 경찰청 앞에서 1년간 1인 시위를 벌였으며, 올해 3∼6월에는 광화문광장 일대 시위를 주도했다.
대구와 경남 창녕에서 군납 회사와 토끼농장을 운영했던 서 대표는 피해를 겪은 뒤 생업의 기반을 잃었다고 호소해 왔다. 2019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피해자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9월 출범한 피해자연대의 대표를 맡았다. 최근에는 피해구제법 개정 과정에서 당사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피해 인정 기준 확대와 경제적·정신적 위자료 산정 기준의 법안 반영을 요구했다.
서 대표는 숨지기 전 장례 대신 광화문광장에서 투쟁을 계속해 달라는 뜻을 남겼다. 연대 회원들은 고인의 뜻을 잇기 위해 광화문광장 일대에 분향소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망자는 1천957명이며, 이 가운데 서 대표를 포함한 1천422명이 구제법상 피해를 인정받았다. 2011년 급성호흡부전 환자가 잇따라 입원하며 드러난 참사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24일 피해자 종합 지원 대책을 담은 구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