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호칭·의전 격상…후계 기반 다지나
핵심 요약
김주애의 호칭과 공식 행사 내 위치가 잇따라 격상되며 후계 구도가 구체화하고 있다. 북한의 세습 체제는 김정일 시대에 제도화됐고 김정은 집권 이후 통제와 공포정치가 강화됐다. 세 번째 혈통 승계가 추진될 경우 정권과 주민 사이의 단절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권력 승계 구도와 연결하는 움직임이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 참배 때 김주애를 중앙에 세웠다. 어린 딸을 주요 행사 전면에 반복적으로 등장시키고 주민들에게 일찍 각인하는 행보에는 장기간 후계 기반을 구축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주애를 지칭하는 표현은 ‘사랑하는 자제분’에서 ‘존경하는 자제분’, ‘향도의 위대한 분’으로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내부 강연 자료에는 ‘조선의 새별’과 ‘새별장군’이라는 표현도 등장했으며, 공식 행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역시 갈수록 비중이 커졌다. 북한 정치에서 호칭과 의전의 격상은 지위 변화를 드러내는 핵심 장치라는 점에서 최근 조치는 후계 구도를 시사하는 신호로 읽힌다.
북한의 혈통 세습은 김정일이 노동당 선전선동부와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친애하는 지도자’로 부상하면서 제도화됐다. 김정일 집권기에는 숙청과 당·군 중심의 특수경제가 확대됐고, 주요 자원이 통치 자금에 집중되는 동안 배급 체계가 무너졌다. 1990년대 경제난 속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생존을 모색했으며 혁명과 사회주의, 집단주의를 앞세운 구호에 대한 신뢰도 약화됐다.
2008년 정권 수립 60주년 열병식에 김정일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후계 지도자에 대한 기대가 생겼고, 2010년 노동당 대표자회에 등장한 김정은은 젊은 나이와 외국 유학 경험으로 변화 가능성을 키웠다. 그러나 장성택 처형과 공포정치 강화,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뒤이은 국제 제재로 기대는 냉소로 바뀌었다. 두 차례 세습을 겪은 주민들에게 다시 혈통 중심의 승계가 추진될 경우 권력 이양과 민심의 간극은 더욱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