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투병 끝 장기기증…소인후 씨, 4명 살렸다
핵심 요약
소인후 씨가 심장과 간, 양쪽 신장을 기증해 네 사람에게 생명의 기회를 남겼다. 소 씨는 뇌전증과 폐렴 후유증으로 오랜 치료와 가족의 돌봄을 받아왔다. 가족은 고인의 일부가 세상에 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오랜 투병 생활을 이어온 소인후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네 사람에게 생명의 기회를 남기고 3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소 씨는 지난달 1일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심장과 간,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 가족은 고인의 일부라도 세상 어딘가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정했다.
소 씨는 생후 7개월 무렵 팔다리를 오므리는 경기 증상을 보인 뒤 뇌전증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계속했다. 어린 시절에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 걷기도 했다. 20대 초반 심한 폐렴으로 기관삽관을 한 채 중환자실에서 장기간 치료받은 뒤 건강이 크게 악화했고, 이후 10여 년 동안 누워 지내며 가족의 보살핌을 받았다. 지난 6월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소 씨는 어린 시절 경기를 겪은 후 말로 의사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표정과 몸짓으로 감정을 전했다. 어머니가 말을 건네면 미소로 답하는 등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 집에서 어머니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애국가를 듣거나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병원 방문 외에는 산책이 거의 유일한 외출이었고, 일주일에 한두 차례 어머니와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로 동네를 돌았다.
어머니 양영희 씨는 아들이 오래 아팠던 만큼 기증 가능한 장기가 있는지 의료진에게 먼저 물었고,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고 밝혔다. 아들의 밝은 모습은 긴 돌봄의 시간을 견디게 한 힘이었다. 양 씨는 자신이 아들을 살린 것보다 아들이 자신을 살아가게 했다고 돌아보며, 일찍 헤어진 아쉬움과 그리움을 전했다. 이어 아들이 언제나 마음속에 함께할 것이라며 키우는 동안 많이 행복했고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