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설명 찾는 부모들, 소아 검진 대기행렬
핵심 요약
영유아 건강검진을 꼼꼼히 받으려는 부모들이 진료 전날부터 소아과 앞에서 밤샘 대기하고 있다. 긴 검진으로 알려진 의원에는 오전 6시까지 150명 넘게 몰렸지만 인근 병원은 비교적 한산했다. 검진기관 감소와 제한된 진료 여건 속에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자녀의 영유아 건강검진을 세심하게 받으려는 부모들이 진료 전날부터 소아과 앞에서 밤샘 대기에 나서고 있다. 한 보호자는 오전 1시 무렵 의원을 찾았지만 이미 건물 계단에 부모들이 돗자리와 의자를 펴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후 12개월 자녀의 검진을 신청하려던 이 보호자는 전날 오후 9시부터 대기한 30명 뒤에 자리를 잡았다. 통상 10분 안팎에 끝나는 검진과 달리 아이의 발달 상태를 약 1시간 동안 살펴준다는 평판이 대기 수요를 끌어모았다.
오전 6시가 됐을 때 현장 대기자는 150명을 넘어섰고, 해당 보호자가 받은 번호표는 36번이었다. 현장에는 세 살배기 아이를 안고 약 40분 거리에서 찾아온 보호자도 있었다. 반면 이 의원에서 약 10분 떨어진 다른 병원은 건강검진 접수를 시작한 뒤에도 대기 공간이 한산했다. 이곳의 검진은 문진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약 10분이 걸렸다. 일부 부모들은 다른 소아과의 검진 경험과 예약 정보를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에서 공유하고 있었다.
영유아 건강검진에 충분한 진료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특정 의료기관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진료비가 동일한 상황에서 한 아이에게 긴 시간을 배정하면 의료기관의 부담이 커지고, 소아의료 인력 감소까지 겹쳐 진료 시간의 격차가 생긴다는 분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상 영유아 건강검진 의료기관은 2020년 4121곳에서 올해 2분기 3722곳으로 줄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발달 상태를 확인하려면 한 명당 30분가량이 필요하지만, 검진 보상이 충분하지 않아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식습관과 수면, 보호자의 심리 상태까지 파악하는 데에도 최소 20~30분이 필요해 긴 검진을 유지하려면 일반 진료 환자를 줄여야 하는 구조다.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는 발달 상태를 자세히 설명하는 병원 추천 글이 공유되고, 긴 대기 시간도 감수하겠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제한된 의료 자원 속에서 더 꼼꼼한 검진을 받으려는 수요가 일부 의원으로 집중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