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 손실 커지자 위성 데이터로 눈 돌린 보험사
핵심 요약
자연재해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보험업계가 위성 기반 기후위험 분석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보험사는 토양 수분과 재난 전후 영상을 보험금 지급 및 피해 산정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 활용을 확대하려면 공공 데이터와 부가정보, 공동 분석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극한 기후와 자연재해로 농작물·풍수해보험의 손해율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업계가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기후위험 분석을 검토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은 2024년 약 98%에서 지난해 114%로 올랐고, 풍수해보험 손해율도 2024년 36%에서 지난해 상반기 236%로 급등했다. 위성 데이터는 가뭄과 홍수의 위험 노출도를 분석하고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위성은 건물과 토지 같은 보험 대상뿐 아니라 주변 지형과 식생, 토양 상태까지 함께 관측할 수 있어 기존 자료의 한계를 보완한다. 악사그룹 계열사 악사 클라이밋은 위성으로 측정한 토양 수분량을 토대로 가뭄 지역을 확인하고, 이를 파라메트릭 보험의 지급 기준에 활용한다. 이 상품은 실제 손해액을 건별로 조사하는 대신 강수량이나 풍속 등 사전에 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보험금을 지급한다.
스위스리는 자연재해 발생 전후의 위성·항공 이미지를 비교해 자산별 피해 규모를 산출하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보험사는 넓은 지역의 피해를 조기에 확인해 지급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우주항공청·농촌진흥청·산림청이 공동 개발한 농림위성이 발사됐다. 이 위성은 해상도 5m, 관측 폭 120㎞로 사흘마다 한반도 전역을 촬영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위성 영상에서 대기정보와 식생지수, 토양수분 등 민간 활용 정보를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가 위험 인수와 손해사정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위성 데이터는 아직 제한적이다. 한진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 위성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위성 영상에 민간이 쓸 수 있는 부가 정보를 더하는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개별 보험사보다 보험개발원 등 공동 기반을 통해 상용 데이터를 구매하고 분석 역량을 확보하면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 위험 인수와 손해사정 비용을 줄이고 위험 관리 역량을 높이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