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흔드는 세계 질서, 북극이 새 격전지로
핵심 요약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에너지·원자재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뉴 워’는 기후변화와 중국의 핵심 광물 지배력이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북극항로를 둘러싼 강대국 경쟁은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도 밀접한 변수로 떠올랐다.
2026년 상반기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호르무즈해협의 전략적 가치와 에너지·원자재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멀리 떨어진 지역의 무력 충돌도 각국 경제와 시민의 일상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선명해졌다. 세계경제포럼의 ‘2026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가 경고한 기후위기와 전쟁의 복합적 연결도 국제 질서를 읽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아서 스넬의 ‘뉴 워’는 기후변화가 지정학의 축을 어떻게 옮기는지 추적한다. 약 20년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예멘, 나이지리아, 짐바브웨 등에서 활동한 외교관 출신 저자는 흙·공기·불·물이라는 네 가지 관점으로 사헬 사막부터 북극까지 이어지는 위기를 살핀다. 새로운 항로의 개방과 사막 확대, 해수면 상승이 강대국 간 역학 구도를 바꾸는 과정이 주요 분석 대상이다.
책은 청정에너지 공급망에서 중국이 구축한 영향력도 집중적으로 다룬다. 중국은 세계 리튬 정제의 80%, 희토류 정제의 85%, 배터리 생산의 75%를 차지한다.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의 파산 과정에서는 중국 협력사 우시리드의 방해 가능성을 짚고, 서방의 핵심 광물 확보 사업을 겨냥한 중국 정부 기반 계정들의 반대 캠페인도 제시한다. 경영과 자금 문제만으로 설명되던 산업 경쟁을 지정학적 충돌의 시각에서 다시 본 것이다.
저자가 다음 격전지로 주목한 곳은 대만보다 북극이다. 식량과 에너지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파나마운하와 믈라카해협 봉쇄 위험이 해소되지 않으면 대규모 전쟁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면 미국은 그린란드 누크에 영사관을 설치했고, 중국은 아이슬란드·스웨덴·그린란드에서 토지 매입을 시도했다. 러시아도 스발바르제도 바렌츠부르크에서 채산성이 낮은 탄광을 100년 가까이 운영해 왔다. 북극횡단항로를 둘러싼 경쟁은 미중 사이에서 안보와 경제의 균형을 모색해야 하는 한국에도 직접 맞닿은 문제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