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별 행복도 양극화…낮아져도 이직은 주춤
핵심 요약
한국 직장인의 행복도가 하락하고 50점 이상 기업 비중도 33%로 줄었다. 반도체와 플랫폼 업계에서 같은 산업 내 기업별 행복도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행복도가 낮아졌는데도 최근 1년간 이직을 시도한 직장인 비율은 감소했다.
한국 직장인의 회사 생활 행복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졌지만 이직을 시도한 비율도 함께 감소했다. 12일 공개된 2026년 블라인드 지수에서 점수가 오른 기업은 100여 곳에 그친 반면 하락한 기업은 370곳을 넘었다. 50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의 비중도 전년 47%에서 33%로 축소됐다. 같은 산업 안에서도 기업별 행복도 격차가 뚜렷했다.
기업 순위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85점으로 1위에 올랐다. SAP코리아와 한국남동발전이 각각 82점으로 뒤를 이었고 구글코리아 80점, 한국주택금융공사 79점 순이었다. 최상위권에는 전년에 이어 공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상위 3%에 든 반면 삼성전자는 상위 60%에 머물렀다. 플랫폼 업계의 네이버는 상위 2%를 기록했고, 카카오는 전년 상위 46%에서 올해 상위 93%로 내려갔다.
직군별로는 변호사가 54점으로 가장 높았고 의료인 51점, 의사 50점 등 전문직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반도체·회로 설계 업무를 맡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49점으로 처음 상위권에 진입했다. 다만 의료인 점수는 전년보다 10% 이상 하락했다. 하위권은 기획자 36점, 직업군인 37점, 고객서비스 40점으로 전년과 같았다. 이번 조사는 2025년 7월부터 12월까지 재직 인증을 마친 국내 직장인 3만43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블라인드 지수는 재직자가 한 해 동안 회사에서 체감한 행복도를 일·관계·문화 영역의 15개 지표로 측정하며 한국노동연구원과 공동 개발됐다. 올해 두드러진 대목은 행복도 하락에도 최근 1년 안에 이직을 시도한 직장인 비율이 전년보다 낮아졌다는 점이다. 감소 흐름은 일부 업계나 직군에 한정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인됐다. 신재용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이를 직장 만족의 결과가 아니라 위축된 노동시장에서 구직자가 관망하는 현상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