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금조달 단기화…CP·단기사채 68% 급증
핵심 요약
은행 차입과 이자 부담이 기업 자금조달의 핵심 애로로 확인됐다. 상반기 주식·회사채 공모는 줄고 CP·단기사채 발행은 68% 증가했다. 주가 상승에도 자금 사정 개선은 제한돼 조달 수단 간 보완이 과제로 떠올랐다.
역대 최고 수준의 수출 실적과 경상수지 흑자에도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은 오히려 팍팍해지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은행 대출과 회사채, 주식 발행 모두에서 자금 확보가 어려워졌다. 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기업 자금은 장기 투자 재원보다 운영자금과 차환을 위한 단기 조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비금융사 204곳을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가장 어려워진 조달 수단으로 시중은행 차입을 꼽은 기업이 43.6%였다. 가장 큰 현안은 고금리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으로, 응답률이 48.5%에 달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기업의 52.5%는 위험가중치를 완화해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시급한 정책과제로 선택했다.
직접금융 시장에서도 장기 자금 확보가 위축됐다. 올해 상반기 기업의 주식·회사채 공모 발행액은 126조57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조3570억원, 15.6% 감소했다. 주식 발행은 1조2551억원 줄어 29.6% 급감했고 회사채 발행도 15.2%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발행액은 1272조8483억원으로 515조1069억원, 68% 증가했다.
단기물 발행 확대에는 증권사의 주식 투자 관련 긴급 자금 수요와 함께 기업들이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기존 부채를 차환하려는 흐름이 반영됐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오르던 5~6월 조사에서도 주가 상승으로 신주 발행 등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됐다는 기업은 14.7%에 그쳤다. 최은락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은행 대출과 회사채, 주식 발행이 서로 보완되는 구조를 갖춰 기업이 필요한 시점에 여러 수단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