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여유자금, 고금리 정기예금으로 이동
핵심 요약
5대 은행의 7월 말 정기예금 잔액이 한 달 새 35조원 이상 증가했다. 기업 정기예금은 32조1922억원 늘어 전체 증가분의 약 90%를 차지했다. 금리 상승으로 기업 자금이 MMDA에서 정기예금으로 이동했다.

7월 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84조9399억원으로 집계돼 6월 말보다 35조원 이상 늘었다.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기업 자금이었다. 기업 정기예금 잔액은 같은 기간 521조3516억원에서 553조5438억원으로 32조1922억원 불어났다. 전체 정기예금 증가분 가운데 기업 자금이 차지한 비중은 약 90%에 달했다.
정기예금이 급증한 사이 기업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인 MMDA에서는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6월 말 128조7822억원이었던 기업 MMDA 잔액은 7월 말 111조3421억원으로 한 달 만에 17조4401억원 감소했다. 기업들이 초단기로 운용하던 자금 중 상당 부분을 정기예금으로 옮긴 흐름이 두 상품의 잔액 변화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업용 파킹통장으로 불리는 MMDA는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가 붙고 필요할 때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본금리가 연 0%대에 머무는 점은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인 제약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5대 은행 주요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 후반에서 3%대 초반까지 오르면서 자금을 일정 기간 묶어두는 데 따른 이자상 이점이 커졌다.
반도체 관련 수출 호조로 여유자금이 늘어난 기업들은 유동성을 중심으로 한 초단기 운용에서 금리 혜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자금 전략을 바꿨다. 7월 한 달간 정기예금으로 이동한 기업 자금의 규모와 MMDA 잔액의 감소는 금리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한 기업의 선택을 보여준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나타난 자금 이동이 가계보다 기업 부문에서 두드러졌다는 점도 이번 잔액 변화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