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 문턱 조정, 기보 건전성과 균형 시험대
핵심 요약
기술 중소기업의 보증 문턱 완화와 기보의 재무 건전성 확보가 동시에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기보는 연간 약 6조원의 신규 보증을 공급하지만 지난해 대위변제금은 1조5677억원에 달했다. 권형택 이사장은 성장 기업 지원과 부실 위험 관리의 균형을 마련해야 하는 첫 시험대에 섰다.
담보가 부족한 기술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문턱을 낮추면서도 정책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지켜야 하는 문제가 기술금융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기술보증기금 보증 심사에서 탈락한 중소기업이 어디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어도 보증을 받지 못하면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져 사업화와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현실을 짚은 것이다.
중기부 산하 정책금융기관인 기보는 담보력이 부족한 기술 기반 중소·벤처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평가해 보증서를 발급한다. 기업은 이 보증서를 토대로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연간 신규 보증 공급 규모는 약 6조원이며 기업당 평균 보증액은 3억~4억원 수준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수천만원부터 최대 약 200억원까지 지원한다. 권형택 이사장은 보증 조건을 완화하고 일부 심사 기준을 개선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증 문턱을 낮추는 방안에는 재무 부담이 뒤따른다. 보증 기업이 부도나 폐업, 기업회생 등으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기보가 금융기관에 대신 상환하는 대위변제 책임을 부담한다. 지난해 대위변제금은 1조5677억원에 달했다. 심사 기준을 지나치게 완화하면 부실 가능성이 큰 기업까지 지원 대상에 들어가 연체와 대위변제가 늘 수 있고, 이는 기보의 재무 건전성과 정책금융의 지속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반대로 심사를 과도하게 엄격히 적용하면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담보와 실적이 부족한 초기 기술 기업이 금융 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다. 기술 중심의 혁신 중소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과도 충돌할 여지가 있다. 지난달 15일 취임한 권 이사장에게 이번 문제는 첫 정책 시험대가 됐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는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부실 위험이 큰 기업에는 사후관리와 위험 관리를 강화해 혁신 지원과 건전성 사이의 균형을 마련하는 일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