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유출은 유죄, HBM 본딩 혐의는 무죄
핵심 요약
SK하이닉스 전 직원이 회사 자료 6070장을 무단 유출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유출 자료 일부는 중국 업체에 제출한 이력서에 인용돼 영업비밀 누설 혐의가 인정됐다.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은 범행 당시 고시된 첨단기술이 아니어서 관련 혐의의 무죄 판단이 유지됐다.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 옮기려던 SK하이닉스 전 직원 김 모 씨가 회사 자료 6070장을 무단으로 빼낸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만 유출 자료에 포함된 HBM 구현 관련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은 범행 당시 법령상 첨단기술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부분에 대한 무죄 판단이 유지됐다.
2016년부터 SK하이닉스에서 일한 김 씨는 2022년 2월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 등으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은 뒤 이력서 작성에 활용하려고 자료를 수집했다. 사내 보안 규정을 어기고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 소자인 CIS 관련 문서를 출력해 촬영했으며, 업무용 노트북을 재택근무지로 가져가 아이패드로 영업비밀 자료를 찍기도 했다. 빼돌린 내용 일부는 중국 업체에 낸 이력서에 인용됐다.
1심은 유출된 CIS 자료 대부분이 SK하이닉스가 장기간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개발한 성과라고 인정하고, 김 씨의 행위를 영업비밀 유출과 중국 경쟁사 누설로 판단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용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 구현에 필요한 기술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본딩 자료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고시한 첨단기술 및 제품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산업기술보호법상 해당 혐의를 무죄로 봤다.
검찰이 이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의 결론도 달라지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에 대한 첨단기술 제품 확인서가 자료 유출 이후인 2023년 2월에 발급됐기 때문에 범행 시점에는 법이 정한 보호 대상 기술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항소심은 영업비밀 대량 유출과 중국 경쟁사 누설에 대해서는 유죄를 유지하면서도,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유출 부분에 관한 검찰의 항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