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장 뒤 흔들린 2030, 증시로 번진 ‘설거지’ 불안
핵심 요약
증시 급등락 속에 뒤늦게 매수한 개인의 손실을 뜻하는 ‘설거지’가 다시 확산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쓰이던 자조적 은어가 포모 투자 이후 주식시장으로 옮겨왔다. 개인투자자 참여와 정보 노출은 군집행동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 뒤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 ‘주식 설거지’라는 자조적 표현이 다시 퍼지고 있다. 2021년 집값 급등기에 뒤늦게 주택을 매수한 청년층의 부담을 가리켰던 은어가 주식시장으로 옮겨온 것이다. 자산은 달라졌지만 자신이 마지막 매수자가 될 수 있다는 개인투자자의 불안은 반복되는 모습이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30세대가 부동산에 이어 주식에서도 손실 부담을 떠안았다는 취지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청년층 관련 뉴스 화면도 첨부됐다. 공식 경제 용어가 아닌 ‘설거지’는 먼저 진입한 투자자가 차익을 실현한 뒤 빠져나가고, 늦게 매수한 사람이 가격 하락과 손실을 감당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 표현은 기존 주택 보유자가 높은 가격에 매도하고 무주택 청년층이 비싼 집을 떠안았다는 의미로 2021년 부동산 시장에서 널리 쓰였다. 2026년에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급등하자 소외될 수 있다는 포모 심리에 개인투자자가 뛰어들었고, 이후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마지막에 진입한 투자자만 손실을 봤다는 글이 잇따랐다.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유행어도 시장 흐름에 따라 달라졌다. 2020~2021년 부동산 상승기에는 빚까지 끌어모으는 ‘영끌’이, 올해 초 증시 상승기에는 포모가 확산했다. 최근 조정장에서는 투자하지 않은 안도감을 뜻하는 조모와 ‘설거지’가 함께 등장했다. 한국 증시 30년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해 6월 응용경제학 저널에 실린 연구는 개인투자자 참여가 늘수록 군집행동이 강해지고, 하락기에는 포모와 위험회피가 결합해 장기 군집행동이 강화된다고 확인했다. 급등 알림과 가격 상승 정보 노출도 포모 수준과 실제 투자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