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기후가 키운 불안, 연대로 넘는다
핵심 요약
온실가스가 축적한 잉여 열로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이어졌다. 제트기류의 이상과 해양에 저장된 막대한 열이 극한기후를 일상적인 위험으로 만들고 있다. 기후위기로 커진 우울감과 무력감을 넘기 위해 시민 간 대화와 연대가 요구된다.
산업혁명 이후 과도하게 쌓인 온실가스가 지구에 잉여 열을 축적하면서 기후 체계가 균형을 잃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를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붕괴’ 단계로 진단했다. 올해 여름에는 서유럽을 시작으로 북미 서부, 동아시아, 중동, 남아시아와 북극권까지 관측 기록을 바꾼 폭염이 이어지며 그 위험이 현실로 나타났다.
6월 중순 서유럽에서는 이상 발달한 대서양 고기압이 사하라의 뜨거운 공기를 이베리아반도 너머로 밀어 올려 일부 지역의 기온이 46도를 넘었다. 바르셀로나도 관측 이래 처음 40도를 돌파했다. 북미 서부에서는 남쪽의 열기가 제트기류를 고위도로 끌어올려 열돔을 만들었고, 캐나다와 미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텍사스에는 7월 13~15일 약 400㎜의 비가 내려 강 수위가 9m 상승하고 100여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방글라데시 남동부에서도 폭우로 많은 인명이 희생됐고, 올해 장마철 도쿄의 누적 강수량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좁은 지역에 비가 집중되는 선상 강수대가 인명·재산 피해를 키웠다. 극한 현상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된 제트기류의 이상 경로는 저위도 해상과 극지방이 함께 뜨거워진 결과다. 온실가스가 만든 열의 약 91%는 해양에 저장되며, 매년 그 규모는 세계 총열량 소비의 18배에 이른다.
기후 위험이 커지는 동안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열을 배출하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 확대를 포함한 성장 경쟁도 계속되고 있다. 대응 수단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기후 시민들은 정서적 고통과 우울감, 무력감을 겪고 있으며 신체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스톡홀름 콘퍼런스의 정책 브리핑에서 기후변화와 정신건강 문제를 경고했다. 자포자기를 피하고 시민들이 대화와 연대를 이어가는 일이 기후와 다음 세대를 지키는 실천으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