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폭우·폭염 겹친 날, 연 1.1일서 5.2일로
핵심 요약
가장 극단적인 폭우·폭염 복합재난 발생 일수가 연평균 1.1일에서 5.2일로 4.8배 증가했다. 복합강도지수 중앙값은 최근 4년간 0.55에서 1.65로 세 배 상승했다. 같은 대기 순환 체계에서 재난이 연속될 수 있어 복합재난 중심의 대비가 요구된다.
국내에서 폭우와 폭염이 잇따르거나 함께 나타나는 복합재난의 강도와 빈도가 최근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극단적인 상위 1% 수준의 발생 일수는 1991~2020년 연평균 1.1일에서 2021~2024년 5.2일로 4.8배 늘었다. 과거 한 해 하루 남짓 경험하던 극단적 위험이 최근에는 닷새 이상 이어지는 수준으로 변한 것이다.
김형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팀은 두 기간의 6~9월을 대상으로, 28일간 극한 강수량과 최고기온을 결합한 복합강도지수 CI28을 비교했다. 중앙값은 과거 30년 0.55에서 최근 4년 1.65로 세 배 상승했다. 과거 상위 10%에 해당하는 재난은 연평균 12.2일에서 25일로, 상위 5%는 5.5일에서 14.2일로 각각 약 2배와 2.6배 증가했다. 충북과 강원, 제주에서는 강도가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복합재난은 가뭄 뒤 산불이 발생하거나 고온과 건조가 겹치는 것처럼 여러 극한 기후가 서로 영향을 주며 동시에 또는 연속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과 일본 등 몬순 기후권에서는 여름철 집중호우가 끝난 직후 폭염으로 급격히 바뀌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폭우와 폭염을 별개의 사건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두 현상이 같은 대기 순환 체계 안에서 약 2주 사이에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체전선이 북태평양고기압과 남아시아저기압, 몬순저기압 등의 영향을 받아 집중호우를 일으킨 뒤 소멸하면 북서태평양 고기압이 강화돼 북상한다. 이 과정에서 하강기류가 발달하고 지표 온도가 오르면서 폭염으로 이어진다.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이런 급격한 전환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그린피스는 폭우·산불 등 개별 재난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복합재난의 규모와 빈도를 반영한 사전 대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