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폭염 흔든 농축산업, 기술 전환 시급
핵심 요약
극한 폭염과 가뭄이 과수·벼·시설채소·양돈 농가의 생산 기반을 흔들고 있다. 외부 기후를 차단한 수직농장은 채소와 딸기 생산에서 안정적인 대응력을 보였다. 단기 피해 대책과 함께 애그테크, 생명공학, 신품종 개발을 아우르는 장기 전략이 요구된다.
한반도를 덮친 극한 폭염과 가뭄으로 벼와 과일, 시설채소, 양돈 농가의 피해가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과수농가는 과실의 햇볕데임을 막으려고 차양막과 스프링클러를 늘리고 있지만 고온 노출에 따른 착색 불량과 열과, 낙과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사과 재배 면적이 늘어난 강원도 고지대도 더위를 피하지 못했고, 영남과 전남에서는 가뭄 탓에 필요한 시기에 논에 충분한 물을 대기 어려워 벼 작황까지 불안해졌다.
냉방 설비를 갖춘 온실도 예외가 아니다. 센서와 히트펌프, 환경 제어 시스템을 적용한 유리온실에서 토마토와 파프리카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강원도를 중심으로 출하되는 한여름 토마토 생산량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축산 현장에서는 땀샘이 없고 피하지방층이 두꺼워 체온 조절이 어려운 돼지의 피해가 두드러진다. 새끼 돼지뿐 아니라 비육돈과 모돈에서도 폐사가 나타나고, 살아남은 개체도 식욕 감퇴와 사료 섭취량 감소로 생산성이 낮아지고 있다.
외부 날씨와 분리된 수직농장은 이번 폭염 속에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보여주고 있다. LED 조명과 냉난방 설비로 실내 환경을 제어하는 한 샐러드 가공업체는 전체 채소류의 약 20%를 수직농장에서 생산하며 최근 늘어난 발주에 대응하고 있다. 수직농장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업체들도 자체 베이커리 매장 공급을 넘어 제과업체의 추가 요청을 받고 시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노지와 기존 온실의 생산 차질이 커진 상황에서 환경 제어 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단기적인 차양과 살수, 냉방 보강만으로 달라진 기후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실내 온도와 공조를 정밀하게 관리하는 수직농장과 아파트식 축사 등 애그테크 산업을 확대하고, 고온과 가뭄에 적응할 신품종 개발 역량도 함께 높여야 한다. 중국에서는 환경을 제어하는 아파트식 축사가 이미 활용되고 있다. 종자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유전자 교정 등 생명공학기술과 디지털 제어 기술을 농업 현장에 적용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폭염 대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