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보호냐 유통 제약이냐…홀드백 법제화 충돌
핵심 요약
극장 종영 영화의 OTT 유통을 최대 6개월 늦출 수 있는 홀드백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극장 업계는 관객 보호 장치를 요구하지만 영화인들은 투자금 회수 지연과 관객 선택권 축소를 우려한다. 국내 OTT의 콘텐츠 확보 전략과 K콘텐츠 경쟁력을 함께 고려한 유연한 제도 설계가 핵심 쟁점이다.
극장 상영을 마친 영화를 일정 기간 OTT 등 다른 플랫폼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면서 콘텐츠 업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 제작사와 투자사가 조기 공급을 원하더라도 최대 6개월의 유통 공백이 생길 수 있다.
극장 업계는 개봉작이 단기간에 OTT로 넘어가면 관객이 온라인 공개를 기다리면서 극장 이탈이 심해질 수 있다고 본다. 코로나19 이후 관객 회복이 더딘 만큼 최소한의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봉준호 감독을 포함한 영화인 581명은 지난 4월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극장 상영이 짧게 끝난 작품까지 묶으면 후속 유통과 투자금 회수가 늦어진다는 이유다.
홀드백은 지금까지 작품별 계약과 배급 전략에 맞춰 정해졌지만 개정안은 법으로 일정한 간격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제작비와 투자 구조, 흥행 성적이 제각각인 작품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조기 종영작의 회수 기회가 더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상영이 사실상 끝난 뒤에도 유예기간이 남으면 관객이 원하는 플랫폼에서 작품을 볼 수 없어 선택권도 제한될 수 있다.
논쟁은 합병을 추진해 온 티빙과 웨이브의 경쟁 전략에도 맞닿아 있다. 두 회사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사업자에 대응할 콘텐츠 역량 확보를 과제로 두고 있지만, 개봉작 수급이 늦어지면 흥행작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이용자를 붙잡는 전략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AI와 모빌리티 분야에서 규제 완화가 추진되는 흐름과 달리 미디어콘텐츠 유통에 새 제한이 생기는 만큼, 작품별 사정을 반영하고 극장·제작사·투자사·OTT의 의견을 수렴하는 유연한 설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