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공급 구상, 입주 시점 단축이 성패 가른다
핵심 요약
정부가 서울·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대규모 주택 공급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서울에는 149.1㎢의 개발제한구역이 있지만 환경 훼손 우려와 주민 반발, 서울시와의 협의가 과제로 남아 있다. 해제부터 입주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 가격 안정 효과보다 사업 기간 단축이 정책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주택 공급 방안에서 서울·수도권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대규모 택지 확보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자곡·수서동, 송파구 방이동이 다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으며, 경기에서는 하남·고양·시흥 일대가 후보군에 올라 있다. 정부는 아직 확정된 방안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해제 가능성을 잇달아 언급했다.
서울의 개발제한구역은 149.1㎢로 전체 면적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자치구별 면적은 서초구가 23.89㎢로 가장 넓고 강서구 18.91㎢, 노원구 15.90㎢, 은평구 15.21㎢, 강북구 11.67㎢, 도봉구 10.20㎢ 순이다. 정부는 1·29 공급대책을 통해 공공주택지구 조성을 위해 푸는 면적을 5년간 해제가능총량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마련했으며, 지난 6월 관련 지침 개정도 마쳤다.
그린벨트 활용이 검토되는 배경에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주택을 지을 땅이 사실상 고갈된 문제가 자리한다. 한꺼번에 넓은 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도권 과밀 억제와 환경·생태 보전을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대규모 해제에는 환경단체와 시민사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개발 대상지 주민과의 갈등도 사업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상지·개발 규모를 조율하는 절차도 남아 있다.
최대 변수는 택지 지정 이후 실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그린벨트를 풀어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도 보상에서 주택 공급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구조적인 매물 부족이 이어지는 시장에서 그린벨트 해제만으로 단기간에 가격을 안정시키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대책을 병행하고 서울시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을 신속히 풀어 사업 기간을 줄여야 공급 확대 구상이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