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미국 업체 북극해 시추 승인 보류
핵심 요약
그린란드 정부가 필수 절차 미완료를 이유로 미국 석유업체의 북극해 시추 승인을 보류했다. 보호 습지에 대한 환경·사회 영향 검토로 실제 시추는 빨라도 2027년 겨울에 가능하다. 업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줄 의혹을 부인하면서 현지 규제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린란드 정부가 미국 텍사스에 기반을 둔 석유업체 ‘그린란드 에너지’의 북극해 시추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당초 작업 개시를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지만, 필수 규제 절차가 끝나지 않아 승인을 내줄 수 없다는 판단을 업체에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과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업체의 사업 일정도 사실상 연기됐다.
그린란드 에너지는 지난달 동부 제임슨 랜드에 시추 장비를 실은 컨테이너 약 12개를 허가 없이 하역해 정부의 경고를 받았다. 당국자 회의에서는 환경·사회적 영향을 평가하기에 남은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는 희귀 조류와 사향소가 서식하는 보호 습지에서 시추를 허용할지를 추가 검토할 예정이며, 실제 작업은 아무리 빨라도 2027년 겨울에 시작될 수 있다.
이 일정은 제프 랜드리 그린란드 특사가 지난 5월 현지를 방문해 제시한 전망과 큰 차이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랜드리 특사는 당시 약 10개월 안에 유정을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혀 이듬해 봄께 착수를 예상했다. 방문 중에는 미국이 그린란드에 발자국을 남겨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병합 구상을 대변하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인 당국과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로버트 프라이스 그린란드 에너지 최고경영자는 현지 규제 절차와 당국의 지침을 철저히 따르며 책임감 있게 석유 탐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업체는 제임슨 랜드 지하에 1조 달러, 약 1천400조원 상당의 석유가 묻혀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연줄을 맺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종교자유위원회에서 활동한 우파 방송인 필 맥그로우를 영입했고, 미사일 방어 구상 ‘골든돔’ 사업에 관여한 미 해군 출신 인사를 이사로 선임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