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사체 직물, 롤 공정으로 8m 연속 생산
핵심 요약
생물반응기에서 배양한 균사체로 생분해성 부직포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롤투롤 공정으로 폭 20㎝, 길이 8m의 시트를 생산하고 핸드백 시제품까지 제작했다. 전통 가죽과 비슷한 물성을 확보했지만 상용화를 위해 찢김 저항성 개선이 필요하다.
버섯 균류를 생물반응기에서 키워 얻은 균사체로 가죽과 유사한 질감의 생분해성 부직포를 연속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핀란드 기술연구센터 게자 실버이 박사팀은 종이 제조와 비슷한 롤투롤 공정을 적용해 폭 약 20㎝, 길이 약 8m의 시트를 만들었으며, 색상과 질감을 입힌 소재로 핸드백 시제품도 제작했다.
연구팀은 트리코더마 리세이를 영양분이 풍부한 액체에 넣고 맥주 발효 탱크와 비슷한 생물반응기에서 배양했다. 수확한 펄프 형태의 균사체 덩어리를 세척한 뒤 소르비톨과 셀룰로오스를 혼합해 유연성과 강도를 높이고, 이를 얇게 펼쳐 건조했다. 색상과 표면 질감을 더하거나 면직물 위에 균사체 소재를 입히는 가공법도 시험했다. 나노피브릴화 셀룰로오스 섬유와 가소제를 첨가한 소재는 최대 인장강도 11~19㎫, 파단 변형률 9~10%를 기록해 전통 가죽과 비슷한 수준의 물성을 보였다.
가죽은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축산업을 거치는 생산 과정의 환경 부담이 크고, 비건 가죽은 대체로 석유 원료의 플라스틱을 사용해 재활용이 어렵다. 연구팀이 주목한 균사체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세포벽과 섬유 구조를 지녀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기존에는 쟁반형 용기에서 균사를 서로 얽히게 해 단단한 시트를 얻었으나, 이 방식은 생산 규모를 키우기 어려웠다. 이번 부직포는 물속에서 28일 안에 생분해됐고 산업적 퇴비화 조건에서는 약 1.5개월 만에 빠르게 붕괴했다.
이번 성과는 생명공학과 인쇄 산업에서 이미 활용되는 생물반응기와 롤러 설비를 결합해 균사체 직물을 실험실 단위에서 연속 생산 단계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화석연료 기반 소재와 동물 유래 소재를 대체할 물질 가운데 규모 확대가 가능한 선택지가 제한된 상황에서 저비용 대량생산을 가로막던 공정상의 병목을 줄였다. 다만 소비자용 제품으로 공급하려면 찢어짐에 견디는 성능 등을 추가로 높여야 하며, 현 단계에서 기존 가죽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