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섭 회장이 야구에서 찾은 경영의 해법
핵심 요약
권오섭 회장은 야구단 운영 원리를 L&P코스메틱의 인사와 조직 관리에 적용하고 있다. 회사는 베테랑 직원의 경험을 중시하고 임직원 복지시설과 야구단 후원에 투자해 왔다. KBO 9개 구단과 협업하며 야구가 지역과 세대를 잇는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은 야구단 운영의 원리를 2009년 창업한 회사와 글로벌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의 경영에 접목해 왔다. 320명이 넘는 임직원을 선수단처럼 바라보며 개인의 역량을 끌어내는 배치와 신구 세대의 협력을 중시한다. 특히 경험이 풍부한 고령 직원을 내보내기보다 조직 안에서 역할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그의 인사 철학이다.
권 회장은 넓은 시야와 강한 어깨를 갖춘 롯데 자이언츠 포수 손성빈처럼 한 사람이 팀 전체의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과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지도력도 눈여겨본다. 베테랑과 신인을 같은 자리를 놓고 경쟁시키면 지식 전수가 막힐 수 있어, 선임자가 후배에게 경험을 나누도록 협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이 퇴직하려 하자 연구 부문에 자리를 마련해 경험을 활용하도록 했다.
야구와의 인연은 초등학교 입학 무렵 아버지를 따라 고교·대학·실업팀 경기를 보러 다니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경기보다 길거리 음식에 관심이 컸지만, 6년 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어진 나들이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전부터 야구를 삶의 일부로 만들었다. 현재 67세인 그의 서울 강서구 사무실에는 사인 배트와 유니폼, 기념패, 선수들과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 등과도 오랜 인연을 맺었다.
L&P코스메틱은 KBO 10개 구단 가운데 9개 구단에 투자해 왔다. KIA 유니폼에 회사 로고를 넣고 부산 사직구장과 잠실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메디힐 존’ 운영에 연간 2억원을 지원했으며 구단 협업 상품도 제작했다. 권 회장은 사내에도 운동·사우나·필라테스·수면·스크린골프 공간을 마련했다. 지난 7월에는 허구연 KBO 총재의 초청으로 12월 철거 예정인 잠실구장의 마지막 올스타전을 관람했다. 그는 2028년 인천 청라에 들어설 새 돔구장과 구단의 독립채산형 구장 운영이 지역 팬 확대와 매출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