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진 북중 국경, 탈북·송금 비용도 급등
핵심 요약
황지성 씨는 북중 국경 경험과 비밀 연결망을 활용해 약 3천 명의 탈북을 도왔다. 코로나19 이후 탈북 비용은 약 1천500만원으로 급등했고 감시 기술과 단속도 강화됐다. 대북 송금은 여러 중개 단계를 거쳐 약 40%가 공제된 뒤 북한의 가족에게 전달된다.
2009년 북한을 탈출한 황지성(46)은 북중 국경에서 쌓은 지리 지식과 인적 연결망을 활용해 지금까지 약 3천 명의 탈북을 돕고, 북한에 남은 가족들에게 돈을 전달해 왔다. 탈북민 가족의 요청을 받으면 북한 내 연락책이 대상자를 두만강으로 데려오고, 중국 측 인력이 이후 이동을 맡는다. 조직원들은 체포 시 전체 경로가 드러나는 일을 막기 위해 서로의 신원을 모른 채 전화로 시간과 장소만 조율한다.
연결망의 활동은 2015년 정점에 이르렀다. 당시 하루 만에 월경이 이뤄질 정도로 이동이 빨랐고, 한 해 350∼450명이 이 경로를 이용했다. 그해 한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1천275명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과거 북한을 빠져나오는 데 약 100만원, 태국까지 이동하는 데 300만원가량이 들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전체 비용은 약 1천500만원으로 세 배 넘게 뛰었다. 2019년 무렵부터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넘어가는 통로도 한층 좁아졌다.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자란 황씨는 1990년대 중반 식량난 시기에 중국으로 물품을 밀수하며 두만강의 물살과 수위를 익혔다. 중국으로 팔려 갔다가 북한에 송환된 뒤 중국인 남편에게 돌아가려는 여성들을 강가까지 안내하기도 했다. 자유에 대한 갈망과 한국의 생활상을 접한 그는 2005년 처음 탈북을 시도했으나 붙잡혀 1년간 수감됐고, 2009년 두 번째 시도에 성공했다. 이후 국경 경험을 탈북민 가족을 잇는 일에 활용했다.
국경 통제에는 얼굴 인식 기술과 위치 추적 수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중국 측 인력이 탈북 행렬에 협조자를 끼워 넣어 이동 정보를 파악하는가 하면, 북한에서는 한국에 가족이 있다는 의심만으로도 강한 조사와 정치범수용소 수감 위협이 뒤따른다. 송금 역시 중국 계좌 명의자와 북한 내 중개인, 전달책을 여러 차례 거치며 약 40%가 비용으로 빠진다. 한국 돈 2만원은 북한 장마당에서 주로 쓰이는 100위안가량으로 바뀌며, 쌀 약 20㎏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