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 독립운동가 유묵 오인 전시 사과
핵심 요약
국립중앙박물관이 박원근 애국지사의 유묵으로 전시한 작품을 작자 논란으로 철수했다. 박물관은 2019년 경매 기록에 의존해 서명과 인물 이력, 소장 경위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았다. 작품은 박중양의 글씨일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실제 필자를 가리는 전문가 검증이 진행 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박원근 애국지사의 친필로 소개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을 지난 10일 철수했다. 작품에 적힌 ‘박원근’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자인 ‘원근(源根)’을 가리킬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유홍준 관장은 12일 검증 절차가 미흡했다며 박 지사 유족과 관람객에게 공식 사과했다.
박물관은 2019년 미술품 경매에서 해당 작품이 박원근 지사의 유묵으로 출품된 기록을 근거로 전시에 포함했다. 그러나 작품의 서명과 관련 인물의 이력, 소장 경위 등을 충분히 교차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제보가 접수된 직후 작품은 전시장에서 내려졌고, 해당 자리는 가려졌다. 실제 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전문가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박원근 지사는 충북 보은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항일 비밀결사 활동을 하다가 여러 차례 옥고를 치렀고, 1950년 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숨졌다. 남은 유품이 거의 없어 지난달 25일 전시장을 찾은 아들은 아버지의 글씨로 알고 작품 앞에 무릎을 꿇어 예를 올렸다. ‘일반시국은’은 ‘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라는 뜻으로, 임진왜란 때 의승병을 이끈 영규대사가 남긴 말로 전해진다.
박중양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와 황해도지사·충북도지사, 중추원 부의장, 일본제국의회 귀족원 칙선의원 등을 지냈다. 3·1운동 당시 대구에서 자제단을 조직해 독립운동 진압에 가담했으며, 1935년 ‘조선공로자명감’에도 식민통치에 기여한 인물로 기록됐다. 박물관은 앞으로 유물 내력을 다각도로 교차 검증하겠다고 밝혔으며, 특별전은 오는 10월 25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