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9급 연령 상한에 인권위 “능력과 무관”
핵심 요약
국정원 일반직 9급 채용의 20~29세 응시 제한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판단됐다. 인권위는 직무 수행에 필요한 체력과 전문성이 나이보다 중요한 기준이라고 봤다. 2007년 이후 다섯 번째로 연령 상한 관련 규정의 개정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2일 국가정보원이 일반직 공개채용 응시자의 나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데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관련 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직무 수행에 필요한 체력과 전문성이 아닌 나이를 기준으로 지원 기회부터 차단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조치는 2007년 이후 같은 사안을 두고 나온 다섯 번째 개정 권고다.
진정인 A씨는 지난해 국정원 일반직 9급 채용에 지원하려 했지만 공통 응시 자격이 20세 이상 29세 이하로 정해져 원서를 내지 못했다. A씨는 나이만으로 응시 기회를 제한하는 데 합리적 근거가 없다며 지난해 1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국정원은 국가정보원직원법 시행령의 공개경쟁 기준을 적용한 것이며, 엄격한 상명하복과 국가에 대한 무한한 충성심이 요구되는 정보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연령 제한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체력과 전문 자격을 갖췄는지가 핵심이고, 연령 자체는 필수적인 직무 요건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른 공무원 조직보다 엄격한 상하관계가 요구되더라도 나이에 따른 서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없어 응시 단계에서 기회를 박탈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봤다. 미국 중앙정보국도 인종과 피부색, 나이 등에 따른 차별을 배제한다고 선언하고 능력과 역량을 중심으로 채용 기준을 운영하는 사례로 제시됐다.
인권위는 2007년과 2008년에도 관련 규정의 개정을 요구했으나 국정원은 공개채용에 지원할 수 있는 나이의 상한을 높이는 데 그쳤다. 이후 2009년과 2024년에 다시 개정을 권고했지만 국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권고 역시 연령 상한을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지원자의 능력과 직무 역량을 기준으로 응시 기회를 보장하도록 채용 규정 자체를 고치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