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 최상위권도 필수의료 외면…전공 쏠림 뚜렷
핵심 요약
2000~2023년 의사 국시 수석 25명 중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를 선택한 사람은 없었다. 내과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2015년 이후에는 영상의학과 선택이 두드러졌다. 필수의료의 높은 업무 강도와 사법 위험, 부족한 보상과 낮은 사회적 인정이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의사 국가시험 수석 합격자 25명의 진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소아청소년과 역시 2001년 이후 선택자가 나오지 않았다. 국시 성적이 인턴 수료 뒤 전공을 정할 때 주요 평가 요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최상위권의 선택은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장 많은 수석이 택한 전공은 내과로 9명, 전체의 36%였다. 피부과와 영상의학과가 각각 4명으로 뒤를 이었고 안과·정신건강의학과·정형외과는 각각 2명이었다. 2000년대 수석 10명은 내과 4명, 피부과와 안과 각 2명, 정신건강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 각 1명으로 나뉘었다. 2010년대 이후 15명 중에는 내과 5명, 영상의학과 4명, 피부과와 정형외과 각 2명, 성형외과와 정신건강의학과 각 1명이 포함됐다.
영상의학과를 고른 수석은 2014년까지 없었지만 2015년 이후에는 10명 중 4명으로 늘었다. 영상 판독 수요 증가와 상대적으로 적은 사법 위험, 환자·보호자 면담 및 야간·주말 업무 부담이 선호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는 높은 업무 강도와 사법 위험, 업무량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에 놓여 있다. 수술 시설과 인력 확보가 필요해 전공을 살린 개원도 비교적 어렵다. 1980~1990년대에는 산부인과와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한 수석이 종종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수석 25명 가운데 현재 전공의인 4명을 제외한 21명의 진로도 확인됐다. 13명인 약 62%가 대학병원에서 교수 등으로 근무했고, 5명은 종합병원·전문병원 등에서, 2명은 동네 의원에서 진료했다. 나머지 1명은 개인 사정으로 일을 쉬고 있었다. 필수의료를 택한 선배 의사들은 생명을 살리는 보람과 자부심을 강조하면서도, 보상 개선과 함께 사회적 인정과 의료진의 사기를 높이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력이 고령화해 현장을 떠날 경우 다음 세대의 필수의료 접근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