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미 제재 대상 중국 AI기업 IPO 참여
핵심 요약
국민연금이 미국 전쟁부의 중국군사기업 명단에 오른 중지이노라이트의 홍콩 IPO에 참여했다. 투자 주식은 2027년 1월29일까지 보호예수돼 미국 규제가 강화돼도 즉시 회수하기 어렵다. 미국 공적연금이 중국 자산을 줄이는 가운데 국민연금은 수익 기회와 지정학적 위험을 함께 부담하게 됐다.
국민연금이 미국 전쟁부의 조달 사업 참여 금지 대상인 중국군사기업 명단에 오른 중지이노라이트의 홍콩 증시 상장에 참여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0일 블랙록 산하 펀드 등과 총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코너스톤 투자자로 기업공개 물량을 배정받았다. 중국군사기업 지정 업체에 국민연금이 신규 투자한 사실이 확인된 첫 사례다.
광트랜시버를 생산하는 중지이노라이트는 7월30일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94억96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192.1% 늘었고, 매출의 61.7%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가 중국산 광트랜시버 수입 제한 규정 초안을 연내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이 배정받은 주식은 2027년 1월29일까지 보호예수돼 규제 위험이 커져도 곧바로 처분하기 어렵다.
미국 전쟁부는 지난 6월 중지이노라이트 등 65곳을 중국군사기업으로 추가 지정해 명단을 188곳으로 확대했다. 6월30일부터 지정 기업의 전쟁부 직접 조달 참여가 금지됐으며 2027년 6월에는 간접 조달 금지도 시행된다. 미국에서는 앨라배마·펜실베이니아 등 여러 주의 재무 담당 공직자들이 2024년 11월 공적연금의 중국 투자 회수를 촉구했고, 텍사스도 주 기관에 철수를 지시했다. 플로리다와 캔자스는 처분 시한을 법으로 정했고 인디애나는 관련 투자를 제한했다.
한국에는 연기금의 특정 국가 투자를 제한하거나 자산 처분을 강제하는 법적 장치가 없다. 국민연금은 미국 전쟁부 명단 등재를 투자 과정에서 인지하고 검토했는지 묻는 질의에 개별 투자 내역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투자는 중국 AI 산업 성장에 따른 수익 기회와 미국의 추가 규제, 보호예수 기간 중 회수 제약을 함께 떠안은 선택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지정학적 규제로 상장폐지 가능성이 생기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손실과 보완 수익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