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AI 생성 오류 지도로 국제 에이즈 학회서 빈축
핵심 요약
미국 국무부가 국제 에이즈 학회 발표 자료에 AI 생성 오류 지도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지도에는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6개국 위치가 실제와 다르게 표시됐고, 오픈AI 워터마크가 확인됐다. 국무부는 현장 팀원의 조급한 수정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협력자들에 대한 결례라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가 국제 에이즈 학회 발표 자료에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잘못된 아프리카 지도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프 그레그 미국 보건 특사는 지난 3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에이즈 2026' 회의에서 국무부의 신규 보건 협정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주요 국가의 위치가 실제와 크게 다른 아프리카 지도를 화면에 띄웠다. 이 지도에는 나이지리아가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내륙국으로, 카메룬은 남아프리카 내륙국으로 표시되는 등 6개 국가 모두가 왜곡된 모습으로 그려졌다.
현장 참석자들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로이터 통신의 영상 분석 결과, 해당 지도 이미지에는 오픈AI 도구로 제작됐음을 나타내는 워터마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오픈AI 측은 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회의에 참석한 에이즈 전문가 에밀리 바스는 SNS에서 "미국 정부가 세계 최고 권위의 에이즈 학회에서 나이지리아 관계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이런 오류를 냈다"며 "아프리카 협력자들에 대한 결례"라고 비판했다.
국무부 출신의 맷 페팃 미국 대서양협의회 선임연구원은 "발표 자료를 만들고 승인한 사람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위치를 전혀 몰랐을 뿐 아니라 작업을 확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무부는 현장 팀원이 행사 직전 자료를 조급하게 수정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참석자들과 아프리카 파트너들에게 혼란과 오해를 빚은 데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번 지도 오류와 별개로 학회에서의 논의는 건설적이었으며 미국은 에이즈 퇴치에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AI 생성 콘텐츠를 공식 자료에 무분별하게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부 차원의 국제회의에서 지리적 사실조차 검증하지 않은 채 AI 도구에 의존한 점은 신뢰성 문제를 넘어 외교적 결례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