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서예작품 작자 논란…유물 철수
핵심 요약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전시된 작품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것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0일 작품을 철수하고 전문가 검증에 착수했다. 유홍준 관장은 검증 미흡을 사과하고 유물 내력을 교차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충북 보은 출신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한 작품을 지난 10일 전시장에서 철수했다. 작품에 남은 서명의 주인이 애국지사가 아니라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또 다른 이름인 박원근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현재 전문가들을 통해 작품의 정확한 작자를 검증하고 있다.
논란이 된 작품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승병인 기허 영규대사가 말한 ‘밥 한 그릇도 나라의 은혜’라는 뜻의 글귀가 담겼다. 박물관은 지난달 1일 특별전을 개막하면서 이를 애국지사 박원근이 남긴 유묵으로 전시했다. 그러나 이달 10일 작품의 서명이 박중양의 이명과 관련됐을 수 있다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전시를 중단하고 확인 절차에 들어갔다.
해당 작품은 2019년 한 미술품 경매에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으로 출품된 이력이 있다. 박물관은 이 경매 정보를 바탕으로 작품을 전시에 포함했지만, 동일한 이름을 사용한 인물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가려내지 못했다. 애국지사의 작품으로 알려진 유물이 실제로는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글씨일 수 있다는 문제가 드러나면서 작자와 전래 경위에 대한 재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2일 누리집에 유홍준 관장 명의의 사과문을 게시하고 전시품 검증 절차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관람객과 국민에게 사과하는 한편, 앞으로 유물의 내력을 여러 경로로 교차 검증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작품의 작자에 대한 최종 판단은 전문가 검증을 거쳐 내려질 예정이며, 철수된 유물은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동안 전시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