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작자 논란 서예 작품 철수
핵심 요약
국립중앙박물관이 작자 논란이 제기된 ‘일반시국은’을 특별전에서 철수했다.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으로 전시했으나 박중양의 작품일 가능성이 제기돼 전문가 검증이 진행 중이다. 박물관장은 검증 절차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유가족과 관람객, 국민에게 사과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해 온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을 지난 10일 철수했다. 작품에 적힌 박원근이라는 이름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탄받은 박중양의 다른 이름일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박물관은 전시품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관람객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 글씨는 임진왜란 당시 의승병 기허 영규대사가 말한 ‘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박물관은 작품을 충북 보은 출신 애국지사 박원근(1912~1950)의 유묵으로 판단해 지난달 1일부터 전시했다. 앞서 2019년 한 미술품 경매에도 같은 인물의 유묵으로 출품된 이력이 있다.
작자에 대한 의문은 지난 10일 외부 인사의 제보로 불거졌다. 작품에 서명된 박원근이 애국지사가 아니라 박중양(1874~1959)을 가리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박물관은 제보를 접한 뒤 작품을 전시장에서 곧바로 내렸으며, 현재 전문가들과 함께 서명과 유물 내력 등을 토대로 정확한 작자를 검증하고 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2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전시품 검증 절차의 미흡함을 인정했다. 앞으로 유물의 내력을 여러 방향에서 교차 검증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선조의 유물로 알고 예를 올렸던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가족이 겪었을 혼란과 상심에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해당 작품은 빠졌지만 특별전은 오는 10월 2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