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가격 넘어 ‘선택형 서비스’로 승부
핵심 요약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가격 중심 이미지를 벗어나 하이브리드 서비스와 브랜드 차별화에 나섰다. 에어프레미아와 트리니티항공은 새 정체성을 내세웠지만 손실과 재무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항공업계의 서비스 경계가 흐려지면서 편의와 여행 경험에 비용을 지불할 승객 확보가 중요해졌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값싼 운임을 앞세운 기존 LCC 이미지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항공사와 전통적인 저비용항공사의 중간 형태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해 편의와 여행 경험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고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에어프레미아는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고 있으며, 티웨이항공에서 이름을 바꾼 트리니티항공은 ‘선택형 서비스 항공사’라는 개념을 내세웠다.
트리니티항공의 새 정체성에는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로 나뉜 전형적인 틀을 넘어 고객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선별해 제공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다만 브랜드 개편과 별개로 두 회사의 재무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누적 손실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받았다. 트리니티항공도 2분기에 1천200억원, 약 8천45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저렴한 운임과 제한적인 서비스를 토대로 한 기존 사업 방식의 한계가 자리한다. 연료비와 인건비가 오르고 항공사 간 경쟁도 격화하면서 낮은 가격만으로 수익 구조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해외 항공사의 국내 시장 진출 확대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일본 피치항공은 단순한 저가 이미지 대신 젊은 승객의 여행 경험과 정서적 유대를 강조하는 생활밀착형 브랜드를 구축했고, 일본항공 계열 장거리 저비용항공사 집에어는 승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추가로 선택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유럽의 라이언에어와 이지젯도 유료 좌석 지정, 우선 서비스, 여행 상품을 통해 부가 수익을 확대해 왔다. 이런 흐름은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프리미엄 서비스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저비용항공사보다 편안한 이동을 원하는 승객이 새로운 공략 대상으로 떠올랐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다음 성장 단계는 ‘싼 항공사’라는 인식을 벗고, 편의성과 여행 경험을 차별화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할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에 달린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