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떠난 개인 자금, 예금·미국 주식으로
핵심 요약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 속에 투자자예탁금이 두 달간 36조8693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 정기예금은 한 달 새 약 35조원 늘었고, 7월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46억4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시장 신뢰를 되찾기 위한 인프라 정비와 저평가 요인 해소가 자금 복귀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도입 이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 자금이 은행 예금과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는 9일까지 사이드카가 매도 23회와 매수 22회 등 총 45회 발동됐고,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15회 작동했다. 폭락과 폭등이 반복되자 장기 투자보다 단기 매매가 두드러지는 시장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됐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월 4일 역대 최대인 139조6948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달 중순 110조원 안팎으로 줄었고, 이달 3일에는 102조8255억원까지 감소했다. 두 달 사이 36조8693억원, 약 26.4%가 빠져나간 것이다. 반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984조9399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약 35조원 늘었다.
미국 주식 투자도 다시 급증했다. 국내 개인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4월 4억7000만 달러, 5월 9억4000만 달러 규모로 순매도했으나 6월에는 6억3000만 달러 순매수로 전환했다. 7월 순매수액은 46억4000만 달러로 뛰었고, 이달 1일부터 5일까지도 5억8000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다만 6일까지 한 주간 기준으로는 200만 달러 순매도를 기록하며 매수세가 잠시 주춤했다.
개인투자용 자산관리계좌의 세제 혜택을 기대하며 국내로 돌아왔던 자금이 극심한 등락을 겪은 뒤 다시 해외로 향하는 흐름이다. 온라인 투자 공간에서도 국내 시장에 대한 불신과 이탈 의사가 잇따랐다. 자금 유입을 되살리려면 반도체 실적으로 상승 동력을 확인하는 동시에 시장 인프라 정비, 상법 개정 등 저평가 요인을 줄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레버리지 자금 일부가 가격 매력이 커진 코스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